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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 가토 다이조
  • 12,420원 (10%690)
  • 2015-07-13
  • : 343

 

이럴 때가 아닌데..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부제에 자립과 의존이라는 대비되는 두 단어도 항상 생각하곤 하는 말이었으니깐. 인간은 사람 인 人 자에서도 나타나듯이 서로 기대어, 의존하고 산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기대어버리면 둘 다 주저 앉고 말 것이다. 때문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자립해야 한다.

    

 

그 기반이 되는 자존감. 이 책에서는 에리히 프롬의 저서를 인용해 ‘마음의 지주’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마음의 지주가 바로 선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의지대로, 나로서 살 수 있다고. 마음의 지주는 어머니, 신앙, 취미 등 과 같은 것들이다. 마음의 지주가 없으면 남들의 시선에 눈치를 보고, 타인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 버린다. 자신의 본연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굉장한 모순이 있다. 진정한 어머니다운 존재에게 어린시절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데서 마음의 지주가 될 기반이 마련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머니조차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아이에게 애착의 충족이 되게 하는 어머니 역시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정말 완벽한 애착의 충족이 가능하게 하는 어머니가 존재하는가? 만약 어린시절 사랑이 부족해서 마음의 지주가 될 기반이 구축되지 않았다면? 따라서 마음의 지주가 바로 서지 못한 것은 어머니 때문일까?

 

 

어머니다운 어머니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기에 남성은 자신만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줄 여자를 택한다고 한다. (독자를 전적으로 남성이라고 가정하고 있는 느낌을 받음.) 하지만 그 여자 역시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못하기에 마음의 지주를 외부에서 찾는 것은 실패로 끝난다. 비슷하게 마음의 지주를 돈이나 권력에서 찾는 사람들은 끊임없는 허기에 시달린다.

    

 

결국 자신 내부에 마음의 지주를 세워야 한다는데, 책에 그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정설을 반복하는 느낌. 비슷한 문장의 반복이 많아서 강조는 되겠지만 동어반복의 느낌도 있다. 그리고 책 내부의 삽화도 아무 의미없는 삽화의 나열이라 없는 것이 나을 듯하다.

    

 

현실의 어머니만이 어머니가 아니다. 괴로울 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바이올린이 어머니다.(241p)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들은 미움 받을 것이 두려워 자신의 말을 하지 못하고 참고 산다든가. 독립형 인간이 되지 못한다던가.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책의 방향성이 기대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의 지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는 의미가 있다. 마음의 지주는 결국 자존감이다. 자존감의 다른 이름. 내면의 견고한 성. 외부에 어떠한 타격이 들어와도 자체 수복이 가능한 것. 저자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마음의 지주를 찾으라고 하는데.. 나도 확고한 마음의 지주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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