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김춘남
제목이 나를 웃게 한다.
어떤 동시들일까?
내 속에 자고 있던 상상력이 훅 깨어나는 제목이다.
‘위대한 잠꼬대’에는
수술 마친 엄마가 마취 상태에서
아이한테 사랑한다고 크게 말을 한다.
나도 모르게 맘이 따뜻해서 웃는다.
‘할머니의 한글날’에는
한글 공부하는 할머니가
오는 한글날에 태극기를 꼭 달고 싶다고
달력에 동그라미 해놓고 기다린다.
나도 모르게 할머니를 응원하며 또 웃는다.
‘시계초침도 잔소리를 한다’에는
아이가 자려고 하는데 시계초침이
엄마 대신 책, 책, 책, 책… 잔소리를 한다.
후후, 동시가 이렇게 재밌다니!
시계초침 소리가 시끄러워서 무음 시계로 바꾸었는데
책,책,책,책 하는 잔소리인 줄 알았다면
바꾸지 않았을 텐데.
늦었지만 동시 덕에 신나게 웃는다.
그랬다.
다른 동시들도
재밌거나 따뜻하거나 찡하거나 쌈박하거나…
동심이 깨어나는 이야기가 알알이 들어 있다.
한 알 한 알 동시를 먹으며
실실 웃는다.
시계초침이
엄마 대신 책, 책, 책, 책… 잔소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