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하나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마치 표가 거기서 울면서 우리의 답답하고 고통스런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듯했다. 80년대부터 2004년까지 기업과 개인, 노동과 자본 소득 증가율을 비교한 한국은행 자료. 우리가 힘들다고 느낀게 다만 느낌이 아니라 현실이었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였음을, 백마디의 말보다 표 하나가 모든 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뇌리에 박히는 표와 그래프들이 계속 이어졌다.
이념에서 시작해서 당위로 끝나는 쓸쓸한 메아리도 아니고 화려하지만 어려운 이론도 아니다. 이 책은 우리 현실에 단단하게 발붙이고 서서 우리 모습을 거울에 비춘다. 역사적인 맥락과 세계의 흐름속에서 우리 현실이 처한 위치를 드러냄으로써, 앞으로 어떤 흐름이 전개될 지,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 지를 구체적인 현실에 입각하여 보여준다.
이미 경험한 몇 번의 선거에 대한 설명, 질낮은 일자리들에 대한 분석과 걱정이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라서 책을 손에서 놓지못하게 한다. 다 읽고 나니 새로운 희망의 씨앗 하나가 마음 속에서 자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