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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식 is my life
  • 성경 왜곡의 역사
  • 바트 어만
  • 19,800원 (10%1,100)
  • 2026-01-27
  • : 7,180




이 책은 제목을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 시비를 걸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책이 몇 종 있다. 그래서 북커버를 씌우고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강렬한 제목이다. 성경 왜곡의 역사.

 

한국에서 기독교인 이미지는 같은 기독교인 외에는 별로 좋지 않다. 안 좋은 이유도, 여러 문제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 물론 교회가 하는 좋은 일도 안다. 이 책의 내용에 관해서 말하자면 기독교인은 성경 구절을 깊이 믿어서 타인의 삶에도 적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 성경 말씀이라는 게 여러 버전이라면? 정말 중요하고 감동적인 내용이 다른 공신력 있는 필사본엔 없는 내용이라면? 현재 우리가 보는 성경은 원본이 아니다. 가장 오래된 사본도 원본이 쓰이고 몇 세기가 지난 것이다. 로마의 박해를 받던 그리스도교인부터 인쇄 문화가 등장하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필사로 옮겼다.

 

이게 오류가 안 나고 배기나?



 

이 책은 그런 내용이다. 베끼고, 베끼고, 베끼면서 오류가 난 과정과 신약성서 사본을 연구한 역사. 의도치 않은 오류도 있지만, 필사자가 의도한 오류도 있다. 그게 항상 나쁘다는 건 아니다. 자기가 보고 베끼는 중인 본문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그리스도교 내에서의 논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역시 글(텍스트)은 당대의 맥락(콘텍스트)과 함께 읽어야 한다.

 

원제에서는 Misquoting이라는 단어를 썼다. 말이나 글을 잘못 인용했다는 뜻이다. 왜곡은 사실과 다르게 혹은 틀리게 해석했다는 뜻인데, 본문 내용을 읽으니 잘못 인용과 잘못 해석 둘 다 맞다.

 

저자 바트 어만은 복음주의적 개신교 환경에서 유년을 보냈다. 그의 이웃은 성경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는 성직자였다. 어만은 강렬한 인상을 받고 신학을 공부했다. 성경은 완전하고 오류가 없으며 이 문장들을 잘 고수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신약성서 본문비평학 공부를 지속하면서 그가 본 성경이 완벽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지도 교수가 그 경전을 작성한 이의 실수였을 거라고 말한다거나, 어만이 신학 외에도 영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이 책에서 보인 정도의 유연함을 지닐 수 있었던 것 같다. 문학도적 면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어만의 개인사를 생각하면 오직 신앙인만이 관심을 가질 주제라는 인상은 사라지게 된다. 비단 성경뿐이 아니라, 사람들은 누구나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그만의 경전을 하나 정도는 갖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제인 오스틴과 톨스토이의 소설인데, 종종 다른 책을 읽다가 그녀를 향한 비판을 마주한다. 워낙 대단한 양반들이니 비판이 좀처럼 없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놀란다.

 

바트 어만의 《성경 왜곡의 역사》를 읽으며 이 책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었다. 김진호의 《성서와 동성애》(오월의봄, 2020)이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근거로 인용하는 성경 구절을 당대의 역사적 맥락과 함께 분석한다. 이 두 책으로 나는 내 경전을 맹신하는 경향을 조금 덜어내게 되었다.

 

나의 경전에 오류가 있음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내가 그 경전을 더 사랑하고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항상 달콤한 것만 먹을 수는 없다. 때로는 쓴 약도 먹어야 병이 낫는다. 유튜브 알고리즘과 같다. 내 생각에 동조하는 것만 들으면 사람이 망가진다. 그건 내 경전도 바라지 않는 일이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으나, 출퇴근 통합 3시간 동안 연필을 들고 다니며 잘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성서를 거짓된 우상 또는 전능한 하나님과 직접 소통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떠받들지 않고,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고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서문, 29p)







그래서 진짜 시비 걸렸는가: 집에서 걸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설명함

성서를 거짓된 우상 또는 전능한 하나님과 직접 소통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떠받들지 않고,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고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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