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는 빈센트의 그림 속에서 찬란하게 부서진다. 피사체나 배경이 아름답다든지, 그림 전체가 아름답다든지 하는 전형적인 감상이나 갈구가 빈센트의 그림에서는 산산이 무너져 내린다. 오히려 나는 대상이 느끼고 있는 ‘슬픔‘ 자체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빈센트의 그림을 통해 나는 슬픔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아니 슬픔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자산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슬픔 자체가 꽃이나 풍경처럼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타인의 슬픔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빛‘이 아름답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