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리표는 이영석이라는 작가의 처녀작이다. 처녀작은 거칠고 부족한 듯 보이나 작가의 매력이 가장 크게 숨쉬기도 한다. 이 작품은 이래저래 부족한 점이 많다. 잘 살아나지 않는 주인공의 개성, 흐지부지한 결말(이게 가장 큰 문제)이 그 것이다. 물론 시장에서 큰 히트를 치지 못한 것이 결말에 큰 지장을 주었을 것이다.(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잘 정련된 듯한 화려하고도 힘에 넘치는 문장, 그야말로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액션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격투신은 압권인데,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무협소설계에서 세 손가락안에 속할만하다고 본다. 격투신에서의 한 장면 한 장면은 뇌리에 각인되듯 떠오르며, 의성어들은 공기를 찢는 듯 하다.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나가는 주인공의 행보도 꽤 매력적.
초반부를 넘기고 1권 중반부터는 쉴 새없는 싸움에 몰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