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소유해라, 좀더 높아져라, 좀더 성취해라”는 음성이 귓전을 때리는 오늘날, 좀 생경한 책이 내게 다가왔다. 크고자 하면 내려가야 한다고? 제목을 보니 신선하고, 저자를 보니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로 내게 큰 도전을 주었던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아닌가? 단숨에 이 책을 읽어 버릴 수밖에.
그런데 내 예상을 빗나가고 말았다. 적당히 취하고 적당히 적용하며 쉽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의 빌립보서 메시지는 시종일관 강렬했고, 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도전어린 내용으로 가득했다. 주님의 하향성을 설교하는 대목에선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내보이는 대목에선 깊은 동질감과 그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빌립보서에서 뽑아낸 제자도의 덕목들과 함께 제시되는 모델들의 삶은 언뜻 보면 낯선 이들의 삶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진보를 위해 쓰임받은 우리 이웃의 모습들이었다. 크고자 해서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내려간 결과 하나님이 크게 쓰신 사람들, 그들의 삶은 모두 참된 만족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향성의 본질을 말하며 무엇이 나의 삶에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이 책은, 저자 말대로 쉽게 가벼이 읽을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꽂이 중앙에 꽂아 놓고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해야 할 순간마다 두고두고 꺼내볼 만한 나침반과 같은 책이었다.
“잃고 자신을 낮추고 심지어 죽는 삶은 사랑이 종종 택하는, 언뜻 보면 냉혹한 길이다. 그러나 성경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고집하는 것이 있으니, 곧 그 길은 동시에 기쁨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