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세계를 읽다
다다 202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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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쓰는, 세계
- 손희정
- 14,850원 (10%↓
820) - 2020-02-24
: 572
이 책을 읽으며 허투루 넘기지 못하는 사람이 역사를 다시 쓴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손희정 작가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세밀히 관찰하고 철저히 사유하면서 이야기하듯 글을 썼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맞아, 그 때 그런 일들이 있었지!’하며 순간들을 되새겼고 작가의 재해석에 공감했다.
그리고 같은 나라에서 동시대에 이러한 페미니스트 작가가 있다는 게 고마웠다. 언론과 주요 미디어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풀어주고 여성주의 관점에서 사건들을 재조명해주는 일은 책 제목처럼 세계를 다시 쓰는 일이고 정말 희소하기 때문이다.
계속 버티고 쓴다는 것의 의미를 이번에 깨달았다는 작가의 말을 리뷰를 쓰려고 책을 다시 보다가 발견했다. 엄혹한 시기를 버틸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마치 길에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온 노란 민들레처럼 느껴졌다.
사실 요즘 사는 게 버거워 오늘 내가 죽어도 아무 상관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퍼뜩퍼뜩 들고 있다. 마음이 너무 힘들고 활동가로의 삶도 너무 지쳐서 회의감만 짙어지는 중이기도 하다. 삶이 정말 지난하고 어렵다. 생계는 막막하다. 나는 왜 이 세상을 살아야 할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와중에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 책을 덮으며 울컥했던 건 마리아 미즈의 어머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삶을 위해 돼지를 다시 키우던 이야기가 가슴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마음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언젠가 지금 이 순간도 다시 쓰고 재해석할 때가 오지 않을까?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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