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특별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한글을 처음 배웠던 일곱살 무렵이 그랬다. 그리고 숫자100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믿고 있었는데 1000이라는 더 큰 수가 있다는 걸 알았던 여섯살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언니들옆에서 곁눈으로 배웠던 실뜨기 놀이가 정말 경이로왔다. 바느질 하는 엄마 옆에서 반짇고리에 담긴 실을 길게 끊어 온다. 손바닥을 맞주보게 펴고 실을 감아, 손가락을 이쪽 저쪽 실을 끌어 올리고 감아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냈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아 방안에서 놀때면 실뜨기를 하면서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었다. 실뜨기를 혼자서 한 기억은 없다.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집게 손가락과가운뎃 손가락, 새끼손까락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모양들을 만들어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실뜨기 놀이는 혼자서는 단순한 몇가지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두사람 손이 합쳐지면 정말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책에서는 우리가 놀았던 때보다 훨씬 많은 모양을 알려주고 있다.
텔레비젼이라고 이름붙이고 베틀이라고 이름붙인 모양이 참 재미있다. 신·구의 조합인가?


요즘 아이들은 베틀을 본적이 있을까? 나는 친정어머니가 직접 베를 짜든 모습을 기억한다. 70년대 중후반까지도 시골 친척집에 가면 집집마다 주부들은 베를 짜고 있었다. 외숙모도, 이모도, 고모도 모두 베를 짰다. 그것이 삼베인지 모시인지 모른다. 하지만 베틀에 앉아서 베를 짜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무튼 베틀이라고 이름 붙인게 참 신기했다.
실뜨기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오르게한다. 그리고 실뜨기를 새로 배운 아이들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수 있을 것이다.

[가면]이라고 이름 붙은 이 실뜨기 방법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설명을 보면서 직접 해 보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차분히 다시 해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마스터할 작정이다.
정말 오랜만에 실뜨기를 하면서 동심에 흠뻑 빠져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