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닿는 미래_서평
마치 다섯 작가가 참여한 듯한 '한 명의 소설집'
촘촘하다. 다른 SF 소설에선 느껴볼 수 없던 세밀한 설정이 눈에 띈다. 읽다보면 '미래에 진짜 벌어지는 거 아냐?'란 생각을 끊임 없이 든다. 소설 속 저마다의 소재와 인물 덕분에 단체 소설집을 읽는 것만큼 지루할 틈이 없고 뒷페이지가 궁금해진다.
[페가수스의 차례]
p.11 '현대 문명이 아무리 척추를 괴롭혀도 터져나가는 건 디스크 한두 개가 전부이고, 이는 통각 세포가 없는 척추로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이렇게 과학적이면서 인문학적인 문장이라니. 내용을 논하기엔 문장 하나하나부터가 즐겁다.
[루나]
p.75 '명심해라 어쩌면 나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돌아오는 것이다'
위성 무리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구로 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주인공. 행선지를 고뇌하는 주인공에게도 적용된다. 그러나 때론 고민의 무게보다 결과값이 가벼울 수 있다. 마치 가볍게 흔들리고 있는 이오의 명줄처럼.
[유전자 가위 시대의 부모 되기]
p.99 '*탈모 예방은 불가능합니다'
아아... 미래에도 이것은 미해결문제로 남아있다.
[마음에 날개 따윈 없어서]
p.128 '삵발싸다사ㅏ다라다가사자다가살바 어쩌구...'
작가는 의도하면서 키보드를 쳤을까. 아무 생각없이 쳤을까. 아무 생각 없이 내가 쳐본 결과... 이것은 분명 의도된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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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은 단편은 [인플레이션 우주론]과 [알파카 월드]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 제시한 이자 공식은 경제학도의 마음을 이끌기 충분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돈을 모아서 알파카를 알아볼 예정...
p.295 '그 모든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게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대해)
우주 금융의 역사를 다룬 장편 소설을 쓰겠다니. 지나가는 SF&경제 덕후의 심장이 뛴다. 아, 심완선 SF문학평론가님의 글까지.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 무엇하나 재미 없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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