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혼이 깃든 도하의 몸과, 테디베어에 갇힌 진짜 도하를 구분한 단어 'Nevertheless(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 스마일이란 이름처럼 곰인형은 귀엽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다. 그러나 조예은 작가의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는 다르다. 죽은자 혹은 자신을 싫어하는 이들의 임시 거처인 셈이다. 눈물과 표정이 없는 물체지만 그 안에 있는 영혼은 수많은 고뇌를 겪는다. 자신이 살아갈 이유, 살아있는 이유 등. 수많은 생각을 거치다 결국 본인의 몸으로 회귀한다.
이야기는 영혼이 육체와 물체에 들어가면서 전개된다. 도하에 몸에 들어간 가짜 도현은 보안 직원을 따돌릴 때 누구보다 흥분한다. '뭐가 신나는지 양팔을 활짝 벌리고 뛰었다. 마치 태어나서 처음 뛰어보는 사람처럼' 갈 곳 없고, 안정적인 가정 없이 살던 아이였다. 그렇게 그는 처음 느끼는 일탈감과 해방감에 어쩔 줄 몰라한다. 수차례 칼에 찔려 몸에서 탈출할 땐 이렇게 말한다. "너무 아파, 계속 아팠는데 더 아프긴 싫어. 그만 아프고 싶어".
가짜 도현의 고통은 칼에서 온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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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과 도하의 관계 그리고 모든 사건의 원흉 한정혁를 포괄하는 단어 'Nevertheless'. 불확실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들 한도현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수많은 아이들을 죽였다. 애처로운 아이들의 희생, 화영과 도하의 관계에 대한 중의성을 담은 단어다.
단어 하나를 중심에 두고 전개되는 조예은 작가의 장편 소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제목과 표지와 다르게 예상할 수 없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스토리와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