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해몽사전 서평
하나에서 시작된 파편들의 이야기
접해본 적 없는 '샤머니즘'이란 키워드에 끌렸다. 무지한 분야이기에 긴장감을 가지고 읽은 탓일까. 세습무, 용왕먹이기, 무명천 등 낯선 단어 때문에 채 열장도 읽기 전 책장을 덮은 것이 다섯 번. 여섯 번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난관은 이어졌다. 공감할 수 없는, 알지 못했던 무당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당이란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소녀들과 이를 거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꿈을 모아 꿈해몽사전을 제작하려는 소리의 목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때때로 율과 할머니에게 화내는 듯 보이지만 소리의 감정은 누구보다 무겁다. 태몽이 아님에도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에 태몽 폴더에 꿈을 옮기며, 희망이 담긴 해몽을 남긴다. 굿을 하고 돌아온 할머니의 발을 주물러주기도 하고 형편이 나아지기 위한 쓴소리도 적절히 할 줄 안다.
가장 궁금한 인물은 율이다. 성별과 나이대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부드러운 이름. 생김새나 외형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없어 그가 등장할 때마다 어떻게 생겼을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야만 했다. 추상적인 외형은 이야기에 신비로움을 더했고 소리가 의지할 수 있는 올곧은 이미지의 인물로 완성됐다.
이야기에 뚜렷한 줄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큰 사건이 발생하기보단 비중이 큰 인물이 여럿 등장하며 각각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 때문에 이야기가 파편적이라 느껴졌으며 긴장감이 줄고 약간의 지루함이 이어졌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후 혼잣말했다. '아리랑은 바다 같은 거였다'
미국, 프랑스, 중국 저마다의 나라로 넘어가며 다른 음정을 지니게 됐지만 결국 그들의 뿌리는 하나다. 소리, 율, 할머니, 엄마, 여진, 참순이 무당. 너나 할 것 없이 그들은 하나의 이유로 모인다.
물소리를 좋아하던 그녀는 이야기를 잇는 구심점이 됐고 '바람이 물소리인가 물소리 바람인가'하는 김옥심의 노랫가락은 결말을 언질한다.
필자처럼 이러한 분야가 낯선 독자라면 해설과 작가의 말을 읽고 책을 다시 펼치는 것을 추천한다. 인물들의 관계와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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