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dlaqod님의 서재
  •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 김은정
  • 12,420원 (10%690)
  • 2022-08-15
  • : 123

받은만큼 일한다는 신념이 틀린것은 아니지만 일을 돈과 시간의 교환으로만 생각해서는 자기 발전을 이루어 내기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일이 생계유지의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지 몰라도 나에게 일이란 자아실현의 장이자 내 정체성이었다

같은 파도는 다시오지 않아. 김은정

특정 세대의 속성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들이 수시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mz 세대의 지속성은 이례적이다. 회사에 뼈를 묻을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장점이 부각될 때마다 더 많은 일들이 사방에서 몰아치는 것을 여러번 목도했다.


공무원 집단에서 시간을 머물렀을 때 나의 치기와 열정이 만든 업무들은 고스란히 인사이동이 있을 때마다 나의 후임자에게 전달되었다. 미안했다. 그 뒤로는 정말 월급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만 최소한으로 일 했고 이런 흐름들이 나에게 그 어떤 성장도, 정체성도 지정해 주지 못했고 퇴사로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언제나 시간이 없다고 삶이 너무 짧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살아가는 걸 보면 진정 인생이 한 번뿐임을 알고 있는 사람 같지 않다. 일 년 뒤면 기억도 하지 못할 일 때문에 소중한 자금을 허비하고 마치 영원히 삶이 계속 될 것처럼 시간을 낭비한다.

같은 파도는 다시오지 않아. 김은정

언어를 배우면서, 악기를 배우면서 늘 성장하지 않는다고 수시로 그만두었다. 또 수시로 다른 무언가를 염탐했다.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렜고 새로운 악기나 교재의 반짝거림이 좋았다. 더이상 반짝반짝하지 않는 나는 새로 산 영어책을 한참동안 매만지곤 했으나, 실력은 늘 제자리였고 힘들었고 포기했다. 그러다가 마흔해를 넘겼다. 책을 읽으며 마흔해가 넘는 동안 진정 무엇인가 최선을 다해본적이 있는가 자문하게 되었다. 스스로 당당하게 열심히 했다고 말할수 있는 분야가 내게 있었나?

사랑받고 싶은가? 우리는 모두 사랑받고 싶어한다. 가족에게 연인에게 친구에게 회사동료에게 상사에게 직원에게 . 어쩌면 우리는 평생 사랑을 갈구하느라 이렇게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미래학자들은 지금은 돈이 없는 삶이 가난한 사람 취급을 받지만 미래에는 관계가 빈곤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 으로 구분될 거라 말했다.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나 자신을 다루듯이 동료들을 사랑으로 배려하고 품어준 덕에 20년 넘게 일한 사람들이 여러번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음에도 저자의 옆을 지켜주고 있었다.

친구를 못 만나는 것도, 친정에 자주 못 내려가는 것도, 다른 가족들에게 소원한 것도 모두 육아 탓이라고 간주해왔다. 몇 안되는 친구들도 모두 육아의 숲으로 숨어버렸고, 결혼안한 친구들은 딱히 공통되는 관심사가 없으니 이야기가 자꾸 헛돌았다. 오늘밤에는 자기전에 친구들에게 문자라도 한통 보내봐야 겠다.

저자의 말대로 인생은 서핑과 닮아있다.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서핑은 취미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이다. 체력도 열정도 점점 고갈되어가자 내 인생의 정점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해왔다.

어쩌면 내 인생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동안 스쳤다.

#에세이 #같은파도는다시오지않아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