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작가가 두 번째로 펼쳐낸 트라우마 연작.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손길이 만들어낸 장면 하나하나가 뜻깊다. 때론 날카롭게 때로는 한없이 포근하게 다가오는 각기 다른 성격의 이미지와 페이지들이 서로 교묘하게 어우러져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한 번 펼치면 중간에 쉬기 힘든 몰입감을 느낀다. 찌르는 듯 아프고 속상한 장면 앞에서 애달파하고 그 아픔이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보듬어지는 장면 앞에서 따듯해진다. 이런 책을 중간에 덮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전 책, 내 어깨 두 친구에서 파고든 주제 ‘상처의 치유와 구원’이라는 키워드를 친구의 삶을 빌어, 또 다른 방식으로 조명한다. 작가는 그런 당신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의 향기를 이 책으로 전달하는 듯했다.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3권의 책이 같이 모여 그려내는 그림은 또 어떤 찌름과 안아줌으로 나를 위로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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