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자음과 모음 계간 집은 ‘그림책'을 주제로 다양한 글들이 엮어졌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 때문에 읽지 않은지 꽤나 오래되었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는 생소한 분야이기도 한데 그림책에 대한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그림책 자체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림책과 여성’, ‘그림책 테라피’ 같이 넓은 범위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이 나와있어서 흥미로웠다. 사실 계간지를 읽어본 게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책의 두께와 수많은 작품에 조금 압도당했었는데 쉬엄쉬엄 읽다 보니 나름 편하게 읽혔다.
아이는 맑고 또렷하다. 내가 그림책에 원하는 것은 실은, 세계의 불가능한 명료성에 대한 나의 갈증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가닿을 수 없는 어떤 정수.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경이로운 세계, 그 생의 초반을 온몸으로 부딪쳐서 살아내는 어린이라는 존재에 경의를 표한다.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