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sunnyjoo06의 서재
  • 딜리터
  • 김중혁
  • 14,310원 (10%790)
  • 2022-08-23
  • : 645
소설은 세상의 모든 물건 혹은 사람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딜리터인 강치우가 엮인 소하윤의 실종사건과 함스푸드 회장 함훈의 의뢰를 중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여분의 레이어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픽토르 조이수를 만나면서 이 사건들의 실마리를 잡는 강치우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딜리터라는 직업 설정뿐만 아니래 현실 반대편은 포토샵처럼 여러 레이어로 구성이 되어있고 그곳을 마음대로 보고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다. 설정이 신선했던 만큼 가볍게 훅훅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다만, 소설 속에서 딜리터는 사물이나 사람만 삭제할 수 있고 ‘기억’은 삭제 대상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던 설정이 약간 아쉬웠다. 결국 소설 속에 나오는 딜리터들도 물건이나 사람이 국한되어서만 딜리팅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소재가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설정까지 추가가 되었다면 조금 더 나이나믹한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강치우와 주변 인물 간의 연계성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각각의 일이라고 생각되었던 사건들도 마지막에는 다 이어져있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

소설 속에서 딜리팅 된 사람들은 여분의 레이어 안에서 이생의 삶을 잊은 채 새로운 삶을 보내고 있었다. 현실 속에서 고통을 견뎌내기 어려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곳으로 넘어간 사람들은 그곳에서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정말 행복한 걸까? 아니면 고통이 있는 삶 속에서 그 고통을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까? 개인의 성격 그리고 고통의 강도에 따라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어차피 여분의 레이어라는 가상 속 공간이 없는 우리에게는 고통을 단순히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그 고통을 인생을 필연적으로 훑고가는 하나의 파도로 생각하고 그 위에서 오히려 서핑을 하는 삶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