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썬의 솔직한 서평^^
  • 못찾겠다 꾀꼬리
  • 송영숙
  • 11,700원 (10%650)
  • 2025-09-10
  • : 110

동시 할머니로 본인을 소개하는 송영숙의 <못 찾겠다 꾀꼬리!> 동시집

요즘에 동시를 자주 읽고 있어요. 짧은 시간에 동심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못 찾겠다 꾀꼬리!>의 송영숙 동시작가님은 도동이 할머니로 불린다고 해요. 도서관, 동시, 이야기 할머니의 줄임말이지요. 도서관 관장이었던 도서관 할머니에서 동시 할머니까 되기까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할머니지요? 저는 시인의 말에서 작가님이 쓴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동시 한 편을 빚어내기 위해서

주위에 있는 사물을

특별한 눈과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것,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지나쳐 버리기 일쑤인

모든 것들을 어린이의 마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는 것,

그런 마음을 가져야만

동시를 빚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되었지만,

한 편의 동시를 어렵게

빚어 내었을 때의

평온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는 없지요.

송영숙, <못 찾겠다 꾀꼬리!>, p.6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살면 참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나 다르게 세상이 보일까요? 얼마나 예쁘게 세상이 보일까요? 특히 한 편의 동시를 어렵게 빚어 냈을 때, 평온해진다는 마음이 인상 깊었어요. 잘 써지는 동시도 있겠지만, 매달리고 매달려도 뭔가 못마땅한 동시도 있었을테니까요. 동시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편안하게 훌훌 읽은 게 미안해지기도 하네요.

같은 소재의 서로 다른 동시들, <못 찾겠다 꾀꼬리!>

다양한 동시집을 읽다보면, 시인은 챕터별로 동시를 묶어 놓긴 했지만 공통점을 못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송영숙의 <못 찾겠다 꾀꼬리!>의 동시집은 목차별로 그 차이점이 확 다르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소재는 같지만 다른 느낌의 동시들이 있어서 읽는 재미도 쏠쏠했답니다. 텃밭, 매미, 단풍잎, 눈, 나비, 한자 등 같은 단어도 시인의 생각이나 감정에 따라 다르게 표현한 점이 좋았어요. 그 중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가을 소재의 동시 두 편을 소개해 볼게요.


바빠진 가을

쪽빛 하늘이 아주 높다.

짓눌리던 무더위 사라지고

하늘을 날 듯 마음 가볍다.

머리 위로

바람도 선뜻 시원하다.

등짝에 내리꽂히는

햇볕은 따갑다.

따가운 햇볕 따끈따근

벼이삭 익는 소리 들린다.

새콤달콤 맛 드는

과수원의 빨간 사관 보인다.

창밖 감나무 한 그루,

초록색 감에 부지런히

감색 칠을 한다.

너무 더워 게으름 피다가

갑자기 정신 차린,

몹시 바빠진 가을이다.

송영숙, <못 찾겠다 꾀꼬리!>, pp.34-35

여름이 점점 더워지고 길어지고 있는 듯 해요. 낮엔 여전히 덥지만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진 날씨가 반갑기만 하네요. "너무 더워 게으름 피다가 갑자기 정신 차린, 몹시 바빠진 가을이다."라는 표현이 공감되고 재밌었어요. 몸시 바빠진 가을아~기다리고 있단다.

곶감

나는 쭈글쭈글 주름이 많아.

그래서 이쁘진 않아.

그래도 모두 날 좋아하지.

왜냐구?

달고 쫀득쫀득,

부드럽고 맛이 좋거든.

앞니가 서너 개인 아가들이 좋아하고

앞니만 있는 할머니도 좋아해.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거든.

내가 처음부터 주름이 쭈글쭈글?

아니, 아니 너도 알 걸?

바알간 감이 얼마나 이쁜지...

가을 되어 발갛게 익은 감,

껍질 벗겨 가을볕에 말리면

나, 곶감 되지.

너희들 그거 알아?

우는 아기 뚝 그치게 하고

내가 호랑이도 쫓았다는 거.

송영숙, <못 찾겠다 꾀꼬리!>, pp.38-39


큰 아이가 병설유치원을 졸업했어요. 7살 반 담임 선생님이 전통을 중요시 여겼지요. 아이들이 봄에 벼를 심고, 가을에 수확해서 한움큼씩 집에 갖고 오기도 하고, 감을 유치원 입구에 주렁주렁 매달아 곶감으로 만들어서 집에 갖고 오기도 했지요. 추석엔 엄마인 저도 개량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함께 하기도 했답니다. 겨울엔 아들이 목도리 뜨개질을 여러 개 해오기도 했고요. 곶감을 보면, 그때 아이가 갖고 온 소중한 곶감 2개를 온 식구가 나눠먹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또 다른 추억은 엄마가 해주는 음식 중에 수정과에 곶감을 넣어서 주셨던 게 생각나요. 곶감 안에 호두를 넣고 돌돌 말아 예쁘게 썰어서 수정과를 먹으면, 최고의 후식이었지요. 송영숙의 <못 찾겠다 꾀꼬리!> 속의 곶감 시는 곶감의 입장에서 시를 써서 특별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관점 디자이너가 패널로 나온 영상을 본 게 있어요. 관점을 바꿔야 삶을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요지였지요. 사람은 자신 위주로 생각하고 살아가기 마련이잖아요. 동시 중에 의인화된 동시를 만나게 되면,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하루에 사물 한 개씩, 내가 그 사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창의력도 쑥쑥 늘 것 같아요.

아이들과 따라서 써보고 싶은 동시, <못 찾겠다 꾀꼬리!>

마지막으로 한 편의 동시를 더 소개해 볼게요. 한자를 재치있게 표현한 동시가 꽤 있었는데, 그 중에 아이들과 해봐야 겠다고 찜~해둔 동시랍니다.


우리 가족 생일

한 일(一) 두 이(二) 석 삼(三)

넉 사(四) 다섯 오(五)

여섯 육(六) 일곱 칠(七)

여덟 팔(八) 아홉 구(九) 열 십(十)

일(日) 월(月)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

아빠의 수수께끼

우리 가족 생일 한자로 쓰기

아빠의 생일, 九月十日

누워서 떡 먹기지.

엄마의 생일은 더 쉬워.

一月二十三日

내 생일도, 동생 생일도

한자로 쉽게 쓴다.

十月七日, 五月二十三日

송영숙, <못 찾겠다 꾀꼬리!>, p.97

한자를 어려워하는 아이들과 이 동시를 소리내서 읽고, 우리 가족의 생일도 함께 표현해 보려고 합니다. 이 동시집(송영숙, 못 찾겠다 꾀꼬리!)는 작가의 다섯 번째 동시집이라고 해요. 동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시집을 내고 계신 점이 존경스럽네요. 끊임 없는 창작 활동을 하고 계신 송영숙 동시 할머니의 <못 찾겠다 꾀꼬리!>, 많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겠어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