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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의 솔직한 서평^^
불안한 행복
견이엄마썬  2021/04/11 23:39
  • 불안한 행복
  • 김미원
  • 12,600원 (10%700)
  • 2021-02-25
  • : 140

아들이 책상에 있는 책 제목을 보고 한 마디 한다.

"엄마, 제목이 이상해. 어떻게 행복이 불안해?"

아들과 달리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주어진 행복 앞에 온전히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는 그 뒤에 올 불안이 떠오른다. <불안한 행복>의 김미원 역시 행복할 때나 불행할 때의 감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삶을 어느 정도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만 같다. 물론 아직은 큰 불행 앞에 초연하지는 못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마음은 연습이 꽤 되고 있다.

큰 기대없이 읽은 책인데, 저자의 글솜씨와 깊이 있는 독서 덕분에 술술 잘 읽히는 괜찮은 수필집이었다. 이미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의 수필집을 낸 작가다. 9년째 장애인복지관에서 글쓰기도 지도하신다고 한다.

너무 행복하면 신이 샘을 내 머리채를 잡아챌지 모른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나는 늘 행복한 순간조차 온전하게 "행복감"에 빠져들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난 고난 중에 있을 때도 나는 정말 힘들지 않았다.

나는 내 고난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새옹의 말이 있었으니까.

화가 복이 될 수도 있으니까.

<불안한 행복> 중에서

나이 들어가며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모든 것이 내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하여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지혜를 배운다. 두려운 것은 내가 행복하다고 충만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 타인의 아픔을 망각하는 것이다. 행복에 도취되어 다른 중요한 것을 잃을까, 놓치는 게 있을까 경계한다.

<불안한 행복> 중에서

4개의 챕터(운다고 사랑이 / 불안한 행복 / 한 번, 단 한 번, 단 한 사람 / 생의 한가운데)로 43개의 수필이 담겨 있다. 짧은 글들로 이어졌지만, 어떤 수필은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하고, 어떤 수필은 소설을 읽은 듯 하며, 어떤 수필은 시 한 편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일상 속 이야기를 과거의 기억과 연결짓는 탁월함과 다른 문학 작품과 연결지어 서술하는 면모를 통해 굉장히 깊이 있게 독서를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 여행도 사색을 하며 많이 하신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김미원' 작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책 날개에 작가의 얼굴을 나와 있어서, 수필을 읽으며 여러 번 작가의 얼굴을 보았다. '이런 분이 내 옆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인상 깊었던 수필을 소개해 보자면, 첫 번째에 나오는 '제비뽑기'다. 어릴적 엄마의 계모임에서 제비를 뽑아 행운을 얻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제비뽑기론을 설파하며, 자신의 현재 삶을 들여다 본다. 우리는 살면서 제비를 뽑으며 살아가는데 어떤 때는 좋은 제비를 뽑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재수 없는 제비를 뽑기도 한다. 내가 좋은 제비를 뽑으면, 다른 사람이 나쁜 제비를 뽑을 확률이 높아지니 빚진 마음으로 도우며 우애 있게 살라는 지인의 말이 나에게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내 삶을 관찰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김미원 작가님에게 수필쓰기를 배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읽고 있는 책에도 영감을 받아서 글을 쓰고, 영화 속 내용도 글감으로 만들고, 여행지에서의 생각도 귀중한 글감으로 만드시는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 <불안한 행복>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에 동화되었다기 보다는,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생각을 기억하며, 글을 꾸준히 써봐야 겠다.

삶은 불안을 기억하며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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