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행복한 독서가의 서재
  • 어른의 느슨함
  • 와다 히데키
  • 15,120원 (10%840)
  • 2025-05-09
  • : 3,130




무엇이든 잘 해야 하고 완벽하게 업무가 마무리돼야 하는 강박 증세를 가진 선임 아래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눈치껏 하면 되겠지라는 얕은 생각이 나를 아주 힘들게 했다. 더 잘하려고 욕심내고 급하게 서두르다 그만큼 실수가 잦았고 그 결과는 성임에게서 돌아오는 갖은 모욕과 미련한 오기뿐이었다.

그때 나 자신의 업무방식이 시간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으며 천천히 정리하면서 일해야 하는 스타일임을 알게 되었다.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 결국 강박의 선임도 퇴직을 했고 그토록 자신의 일과 성과에만 집중하며 주변 사람들을 괴롭혔던 선임 옆에 남은 건 그녀가 키우는 강아지 한 마리뿐이었다.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어른의 느슨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 와다 하데키는 일본 최고의 임상 심리 전문의로 노인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자이다. 나이 들면서 더 지적이고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갈 기술을 이 책에서 아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나이가 들면서 오지랖이 늘어난다. 뭔가 어설프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알려주고 싶고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돕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때 상대가 나의 기대와 달리 조금 섭섭한 행동을 하면 금세 빈정이 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나는 지혜로운 어른이 가지는 느긋함과 여유가 없음을 알았다.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좋은 일을 했다고 할 때 조금은 고마워하길 바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기뻐할 것이라는 추측은 맞아떨어지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그 이유 역시 상대방이 그 정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page 109

타고난 오지랖으로 지나치게 상대방을 배려하다 보면 오히려 상대에게 무례함을 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그동안 나는 하지 못했다. 그저 나의 생각대로 상대방의 기분을 추측하고 분명히 내가 도와주면 일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하고 빨리 끝낼 수 있어 고마워할 것이라는 과도한 친절이 오히려 상대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스스로 과도한 친절을 상대에게 베푸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느슨함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잘 하려는 마음보다 잘 살려는 마음이 중요함을 거듭 인지한다. 너무 과하지 않고 또한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적당히 잘 사는 인생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과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분할 줄 알고 삶의 방식을 자기주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다이어트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삶은 주도적이다. 너무 자신에게만 치우쳐 과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나 자신을 챙기며 행복한 삶을 도모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여유를 준다.

이 책을 은퇴자나 나이 든 사람이 읽기 적합하다고 한정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른의 느슨함은 마음의 여백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이것은 누구나 삶의 경험에서 충분히 학습된 습관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지원 서평도서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