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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gerjar의 서재
  • 카탈루냐 찬가
  • 조지 오웰
  • 8,100원 (10%450)
  • 2017-03-15
  • : 415
이 책은 스페인 내전에 관한 조지 오웰의 역작으로, 흔히 르포 문학의 3대 걸작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페인 내전의 전반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전선에서 싸운 내용도 물론 나오지만 그보다는 공화국 정부를 장악한 공산당이 혁명을 억압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바르셀로나 시가전'과 그 이후에 일어난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에도 공산당이다. 러시아와 중국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마르크스와 레닌을 걸쳐 정작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공산당이라는 것은 정말로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 중앙 집권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자본주의 정부와 결탁해 소련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자본주의와 계급주의를 지지하는 공산당이라니... 그것을 정말로 공산당이라고 불러도 될 것인가? 소련 내부의 공산주의도 가짜고, 중국의 공산주의도 가짜지만, 오직 소련을 위해 존재하는 스페인의 공산주의처럼 우스운 것도 없었다.

앤터니 비버가 쓴 <스페인 내전>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반파시스트 진영에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있었다면, 어쩌면 승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카리스마적인 인물이라면, 또 다른 프랑코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어떤 독재자는 한 때 혁명가이기도 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반파시스트 진영에는 그런 인물이 부재했고, 내부에 공산당까지 존재했으니, 프랑코에게 질 수밖에 없었던 전쟁인 것 같다.
그리고 새삼 느끼지만, 스탈린은 정말 그 시대의 시진핑이었구나. 끼어 들어서 망치지 않은 곳이 없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벨기에 사람, 콥.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호의로,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싸웠으나, 그저 공산당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개죽음을 당한 외국인들이 있었다. 글래스고 대학 출신인 보브 스마일리가 그 중 하나였고, 콥도 나중에는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들은 살고 싶어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그저 자유를 위해 전선에서 싸우다가 죽는 것뿐이었다. 그저 그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더러운 감옥에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파시스트의 총에 맞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대신에.

<카탈루냐 찬가>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하다.
"영국 전체가 깊고 깊은 잠에 빠져, 폭탄이 시끌벅적하게 터져서 화들짝 놀라기 전에는 누구도 깊은 잠에서 안 깨어날까 두렵다."
영국은 결국 깨어나지 않았다, 그들이 간과한 파시스트들이 폴란드를 침공해 화들짝 놀라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그 폭탄은 영국을 비롯한 패권 국가들이 드러낸 일그러진 양심의 결과였다. 그 일그러진 양심으로 그들은 스페인의 공화 정부를 외면하고, 프랑코라는 파시스트가 한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눈 감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라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다. 그 피해를 고스란히 죄없는 시민들과 젊은이들이 떠안는게 문제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지 오웰.
20대에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감정이 없는 사람이고, 40대가 되어서도 사회주의자면 두뇌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조지 오웰은 그의 나이가 어떻든 순수한 이상주의자였고, 그래서 목숨을 걸고 사회의 불평등에 맞서, 그리고 인간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다. 그래, 그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차피 바뀌지 않는다며 눈을 감는 똑똑한 사람보다는 이상을 위해 싸우는 멍청한 사람이 더 좋다. 나도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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