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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gerjar의 서재
  • 새로 쓰는 중국혁명사 1911-1949
  • 나창주
  • 34,200원 (10%1,900)
  • 2019-04-01
  • : 124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세 명의 남자를 알면 중국 근대 혁명사에 대해서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세 명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1. 쑨원: 의외로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까. 신해혁명조차 본인이 시작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스스로 마무리 지은 것도 아니다. 추진력이 파괴적으로 형편없고, 군사적 안목은 0에 수렴한다. 러시아의 공산주의자, 보로딘의 말처럼 정치적으로는 시골 관리 수준밖에 되지 않는듯. 혁명의 시대에 살았으나, 혁명가라기보다는 사상가에 가깝다. 물론 그의 사상만큼은 그의 정치 인생의 몇 배로 힘이 있었으나, 글쎄. 그의 사후, 장제스의 정권에서도, 공산 정권에서도 그의 사상은 펼쳐지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2. 장제스: 여기서부터는 짐승이라는 단어가 더해진다. 사람으로 태어나 제 욕심에만 충실했는데 짐승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런데 또 그 어떤 짐승도 제 동족을 잔인하게 몰살시키지는 않는다는 면에서, 어쩌면 금수보다도 못한 그런... 어쨌든 내가 보기에 장제스는 단 한 번도 혁명가였던 적이 없다. 보통 독립 운동이나 혁명의 시기 때만큼은 혁명가인데, 그는 권력을 잡기 전에도 혁명가로는 안보인다.
장제스는 정치인으로서, 특히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는 정말로 무능했으나 자기 잇속을 챙기는 데 있어서는 정말로 치밀하고 똑똑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인간상이 수장이었다는 점이 국민당의 재앙이었다. 물론, 다음 타자보다는 인간적인 면이 있기는 있었다, 어디까지나 비교적.

3. 마오쩌둥: 여기서부터는 진짜로 인간 같지가 않다. 싸이코패스? 그런데 그게 국가적인... 마오쩌둥도 장제스처럼 혁명가였던 적이 없다. 권력욕의 화신이고, 그 넓은 땅에서 가장 독한 인간이라 중국을 지배하게 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고작 몇 천명을 이끌고 국민당에게 쫓겨 다닐 때에도 권력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제 권력을 지키려고 연안에서 청년당원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사람들 앞에서 조리돌림하면서 정신을 파괴하는 묘사를 보면서 진짜 토할 것 같았다. 이런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걸까?

중국의 근대 혁명사는 각 진영에서 가장 악독한 두 사람이 정점에 올라 싸우고 또 싸우다가 둘 중 더 악독하고 영악한 인간이 결국 권좌를 집어삼킨 이야기다. 차이어 같은, 분명히 영웅이라 할 만한 이들도 있었으나, 장제스와 특히 마오쩌둥 같은 잔인하고 독한 인간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예전에는 밤이 길어져도 새벽이 되고 새로운 해가 떠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모르겠다.
중국에도 자유를 위해 투쟁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무엇인가? 1989년, 천안문에서 그들을 탱크로 밀어버리는 비극이 있었을 뿐이다. 그 후로도 계속, 중국에도 목숨을 걸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은 존재해왔다. 그러나 조지 오웰의 <1984>에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가 곁들여져, 시민들은 멍청해지고 무심해졌다. 혁명의 시대는 지나버렸고, 혁명과 자유는 잊혀졌다.

자유를 염원한 이들의 피가 흐른 천안문 위에도 새로운 해가 떠오를까?

그런데 편집자는 책 검수 안하나? 문장 부호는 없고, 어떤 문장은 끝맺지도 않고, 같은 말이 반복되고, 오타에... 그래서 별 하나 뺀다. 편집도 책을 완성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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