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시간이 흘러도 조금도 변한 것이 없는 부끄러운 나는 아직도 그때처럼 내 상처와 분노의 이유가 될 무언가를 찾고 있다. 나는 여전히 나를 똑바로 바라볼 자신이 없다. 누구와 이런 나를 나누어 가질 자신은 더더욱 없다. 오늘도 나는, 어둠 속 납작한 키보드 앞에 앉아서, 나를 이렇게만든 선생님을 향해 그가 나처럼 불행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가 두려워할 나만 아는 것들을 담아 편지를 쓴다.
그냥 이대로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어딘가로 사라지고싶다.-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