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pjr0609 2023/09/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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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 박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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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2023-08-15
: 2,270
"여덟명의 아이들이 그날 밤 집으로 찾아왔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깊은 강, 위험한 숲을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운 시기이다. 아이들의 내면에는 무엇이든 극복하고 성장할 줄 아는 놀라운 힘이 있다. 그 힘을 끌어내는 데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 약간의 도움만으로도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다. 아이들은 공동체의 미래다. -p254
교사의 어이없는 폭력에 처절하게 집으로 돌아온 아들 얼굴에 박힌 주판알을 빼내고 장애를 가진 아버지는 학교 선생에게 찾아간다. 선생을 만나기도 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신을 마주한 초등학생인 아들,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e북으로 읽게 된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은 저자이신 박주정 선생께서 겪은 일이다. 늘 마음에 '아버지를 죽게 한 아들'이라는 스스로의 자책감으로 살아가던 그가 마음속 상처를 품은 채 자신이 교사가 된다. 발령받은 곳이 실업고등학교, 문제 많고 교권이 사라져버린 곳, 희망도 없고 문제 학생들만 그득한 학교에 출근한 젊은 신참 교사였던 그의 열 평 작은 아파트에 어느 날 밤 문제 학생 여덟 명이 찾아오면서 기적의 스토리는 시작된다.
눈물, 분노, 외로움 같은 것들도 무너져 폐허가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서 시작되는 교육은 삶을 먼저 챙겨 앎의 길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마음이 살아나면 폐허가 삶터로 바뀌고 아이들의 꿈이 기적처럼 자라나는 현장이 된다. 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겪었을 박주정 선생의 마음은 썩어져 내렸을 것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 교권이 무너져 버린 교육계에 박주정 선생의 이야기는 교육을 넘어 인간의 존중을 깨달아 알게 하는 귀한 책이다.
나의 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이었다.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였다. -p6
6월 초여름 어느 날 밤, 늦은 시간 박주정 선생의 반 여덟 명이 찾아왔다. 학교에서 꼴도 보기 싫은 아이들, 무엇이라도 먹여보낼 생각에 집에 들인 것이 그들과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10평 남짓 되는 아파트에서 박 선생 가족 3명과 산만한 덩치의 남자 고등학생 여덟 명과의 동거.
7월 방학 전까지라던 그들과의 생활은 7월 기말고사에서 이변이 나온다. 학년 전체를 650여 명 가운데 1등부터 7등까지가 아파트 거실 출신들이었다.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덟 명의 제자와 함께한 그 해 6월의 '이상한 동거'는 내 교직 생활의 방향을 복선처럼 예견한 운명의 팔자八字였다. 숫자 '8'은, 피할 수 없는 팔자라도 되는 듯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반복되었다. -p62
저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배의 항해사처럼 그들에게 항로를 안내하고 인생의 빛이 되어주는 역할, 거창한 그 어떤 것보다 외로운 이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고, 자신처럼 굶지 않게 먹이고, 비바람을 피할 따뜻한 방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숫자'가 아닌 '품자'에서 느낄 수 있는 박주정 선생의 적극적인 교육 행정은 한 학생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학생과 한몸으로 나뒹굴고 한 마리 방황하는 양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신의 적극적인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누구나에게 청소년기는 어렵다. 그만큼 중요한 때에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하고 따뜻하게 품어 스승과 제자가 한 인간으로 함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몸짓으로, 그러나 던져진 그들이 마음을 품으며 살아온 저자는 어쩌면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저자의 일상은 마음에 구멍이 난 아이들의 상처를 자신의 몸으로 막아내며 마음의 출혈을 막아 마음부터 살려내고 일상을 회복시키는 교육계의 슈바이처 삶을 살았다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일고 솔직하게 리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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