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holic23 2022/11/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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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청
- 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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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 2022-11-29
: 4,765
영화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중국 작가 위화.
현재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3대 작가이자
노벨평화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가님의 신작
원청 ; 잃어버린 도시
8년 만의 신작 소설이라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가제본으로 먼저 만날 볼 기회를 얻어
오랜만에 좀 더 집중해 책의 인물들을 만나봤다.
180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당시 역사적으로 아픈 부분을
장도끼라는 인물과 토비들의 시간을 따라
잔인한 폭력성과 생존에 대한 본능적인 내면을
과감하게 날것 그대로 드러냄으로
아픔을 나누고자 했다면
그 무게를 함께 공유하는 의미가
과거 역사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라는
인물이 주는 또 다른 매력 같다.
장도끼를 보면
지금의 사람들이 보인다.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모르지만 알 것 같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과
몸을 움직이게 하는 방향에는
원청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등장한다.
장소와 공간이라는 시간을
아창과 샤오메이에게 제공한 리샹푸.
그 시간을 기회의 장소로 바꿔버린 아창.
그런 리샹푸와 아창 사이
기억을 묶어둔 샤오메이.
이 세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삶에 장소는 더 이상 공간이 아닌
기억의 끝이자 시작이며
아창에게 샤오메이가 유일한 장소인 것처럼
흔적을 따라 방향을 바꾸고 원청이라는 도시로
시간을 옮기려는 리샹푸에게
어린 딸 린바이자가 곧 장소이자 공간이며
나아가는 길이 되어준다.
장소나 공간이 주는 기억은
시간을 공유한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리샹푸에게
천융량과의 만남이
새로운 장소이자 공간이 되고 힘이라면
만남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어떤 장소와 공간이 되어 되어 줄 것인가는
선한 마음과 의도 없이 나누는 베풂의 행동에서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천융량과 리샹푸가
천오우야가 린바이자에게
리메이옌이 리샹푸와 린바이자를
모두가 서로 끌어안아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때
공간과 장소가 지니는 의미는
다른 시간 속에 있어도
원청이 아닌 시진이라는 진짜 이름처럼
또 다른 시간을 찾아줄 수 있어야 한다.
기억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원청 속에 살고 있는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다른 의미와 시간을 걷게 하는 것처럼
엇갈리는 인연과 반복하는 마음 사이
서로 같은 공간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고
마음에 품은 빛이 다를 때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다른 세상을 살게 한다는 것을.
샤오메이의 시간과 아창의 시간이
리샹푸의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 누구에게나 각자만의 원청이 존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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