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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i0615님의 서재
  • 주홍글씨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너새니얼 호손
  • 10,350원 (10%570)
  • 2025-03-27
  • : 1,93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야기다. 상징적인 제목 덕분에, 책을 직접 읽지 않았더라도 '간통한 여인의 가슴에 붉은 A 자가 새겨졌다'는 설정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얼마 전, 한 외국 유튜버가 이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우연히 보았을 때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불륜을 저지른 여인의 가슴팍에 자수가 놓였다는 이 익숙한 설정 때문일까. 마치 이미 다 읽은 이야기처럼 느껴져 신선함이 없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주홍글씨』는 내가 최근 읽은 소설 중 가장 흡입력이 강했던 책이었다. 이 소설은 17세기 미국 청교도 사회의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붉은 낙인이 어떻게 인간을 규정하고 낙인찍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도덕적 완벽주의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주인공 헤스터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똑똑한 독자라면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매우 긴 서문으로 시작한다. 이 서문은 호손이 세일럼 세관의 검사 감독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와 정치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작품의 배경과 주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서문이 상당히 길고 수필 형식으로 쓰여 있어 이해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이야기 전개에 곧바로 몰입하고 싶은 독자라면 제1장부터 읽는 것이 더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민음사 번역본이 서문을 앞이 아닌 책의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지성의 고전 명작 시리즈가 늘 그렇듯, 이 책 역시 풍부한 삽화와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이 그림들은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삽화의 수록은 현대지성 고전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이 시리즈에 익숙해지다 보니 다른 출판사의 책들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무엇보다도 『주홍글씨』는 탁월한 가독성과 흡입력 덕분에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책을 접하는 데 있어 현대지성의 판본을 선택하는 것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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