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된 다섯 권의 월터 테비스의 책 중에서 SF 장르는 두 작품이다. 바로 <모킹버드>와 <지구에 떨어진 남자>이다. 최근에 디스토피아와 SF 장르에 관심이 생겨서인지 나는 이 두 작품을 서평책으로 신청해 읽게 되었다. <모킹버드>의 해외 리뷰들을 보면 이 책이 <멋진 신세계>와 <1984>를 섞은 소설이라는 평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모킹버드>는 앞선 두 책들보다는 덜 암울한 결말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소설은 먼 미래 지구, 유일한 메이크 나인 로봇 스포포스의 자살 기도로 시작된다. 스포포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스포포스의 프로그램은 자살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년 자살을 기도하는 스포포스의 행동은 우리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로봇이 가장 인간적인 선택을 하려는 까닭은 무엇인지 말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스포포스의 자살에 성공 여부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스포포스는 도시에서 직업을 바꿔가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도 없이 인간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읽을 줄' 안다는 인간 남자 폴이 등장한다. 먼 미래의 인간들은 '읽기' 능력을 상실한 채 살아갔기에, 읽을 줄 아는 유일한 인간 폴은 무성 영화 속 자막을 깨치운다. 그는 점차 세상에 관한 의심을 키워가며 우연한 기회로 만난 자유로운 영혼의 메리 루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 소설은 읽는 능력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읽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읽는 행위는 능동적이며, 사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재해석하는 일일 것이다. 읽고 쓰고 말하는 행위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로봇에게 모든 생각을 미루고, 감정과 인간성마저 잃어버린다면 누가 로봇이고 인간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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