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가 있다. 핵심은 바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이 중요하고, 그들로부터 '건강한 사랑'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이 '불안정 애착 유형'보다 적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오만이었는지 알게 됐다. 세상에는 건강한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더라.
아동기의 경험은 우리의 삶에, 그리고 사랑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친다. 책에서는 아동기 애착관계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부모로부터의 관찰과 학습, 타자와의 동일시 현상 - '스톡홀름증후군', 애정의 단절 '중독'을 이야기한다. 고독하게 태어나 또다시 불완전한 결핍을 끌어안은 현대인은 자신에게 맞는 완벽한 배우자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책에서는 이를 '에던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나의 결핍을 채워 완전하게 만들어줄 누군가를 찾고자 하는 열망은 '투사' 즉, '비슷한 대상'을 찾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우리와 닮은 사람에게 끌림을 느끼며 타자와의 동일시를 통해 낙원으로 돌아왔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모든 애정관계는 투사로 시작된다. 그러나 관계가 진행되며 투사는 점차 지워지고 우리는 혼란, 놀람, 당황, 분노의 감정을 겪는다. 저자는 여기서 연애관계의 네 가지 원리를 말한다.
1. 내가 나 자신에 관해 알지 못하는 것은 타자에게 투사된다.
2. 우리는 어렸을 때의 상처와 개성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무를 타자에게 투사한다.
3. 투사의 자리는 결국 억울함과 권력의 문제로 채워질 뿐이다.
4. 연애관계의 유일한 치유법은 나의 개성화 과정을 나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는 결국 상처받은 에로스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 관계에서 내가 상대에게 의존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2. 내가 성인으로서 직접 해야 하는데도 상대에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3. 과거 경험으로 인해 형성된 태도와 행동 패턴이 어떤 식으로 내게 계속 압박을 가하는가?
4. 상대의 감정적 안녕에 책임감을 지나치게 많이 느끼는가? 나 자신의 여정을 희생해서라도 상대의 여정까지 짊어지려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5.나는 나의 선택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는가? 그렇지 않다면 언제 나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할 계획인가? 내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공포나 타인의 허락 또는 낡은 행동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
6. 나는 고통을 겪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 회피하려 하는가?
오노레 드 발자크의 <사라진느>를 읽고 난 후에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간혹 사랑하는 사람의 거짓된 모습을 만들어 내 그 허상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허상은 결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이루어진 사랑은 온전할 수 없다. 결국 실제와 허상의 괴리감에 좌절하게 될 뿐이다. 우리는 이런 좌절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책에서 이야기하듯이 '영혼이 내게 요구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꾸준하게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그 목적을 훈련해야 한다. 훈련 과정에서 실수가 있더라도 괜찮다. 가끔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자신의 영혼과 교감하는 법을 배우면, 타인과 친밀하고 영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랑의조건 #서평 #서평책 #사랑의기술 #더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