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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홍님의 서재
  • 야망계급론
  •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
  • 19,800원 (10%1,100)
  • 2024-03-02
  • : 4,155

물질적으로 어느 정도 보편화된 경제적 여유가 생긴 국가에서 과시적 소비는 더 이상 상위계급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간계급이 상위계급이 누리던 유행과 소비를 따라가는 순간, 상위계급은 그들과 구분짓기 위한 또다른 지위표지를 찾는다.


그런데 그것이 현대에 들어서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비물질적이고 비과시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육아, 교육, 친환경, 건강한 소비와 삶 같은 것들


이런 소비는 언뜻 과시적 소비보다 더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음흉하게 스며든 계급체계와 지위 구분에 대한 인간의 야망은, 오히려   쉽게 노출되어 보이는 과시적 소비보다 더 극심한 계급적 차별을 낳고 있다.


특히 상위계층이 중간계층과 자신들을 구분짓기 위해 소비하는 비과시적 소비는 세계의 환경이나 노동, 평등 같은 소위 가치 있는 것을 위함이라는 도덕적, 윤리적인   관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임금소득의 부족으로 간신히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선택지밖에 없는 중간계급을 향해,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소비가 마치 세계, 평등, 사회, 환경 등에 악영향을 주는 것처럼 힐난하고 비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바로 나와 너의 계급차이, 즉 너가 넘볼 수 없는 가치들을 소비하고 있는 나의 지위적 우위성을 은밀하게 강조하는 속셈이 숨어 있다.


또한 비과시적 소비는 과시적 소비에 비해 장시간을 투자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얻는 문화자본, 혹은 사회인적 자본은 중간계급이 단순한 과시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따라서 이런 야망계급들의 비과시적 소비는 어떤 의미에서 과거 유한계급들의 과시적 소비보다 더 크고 장기적인 불평등을 초래한다.


요즘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 열풍도 사실 상위 도시계급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비과시적 소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현대사회의 숨겨진 구조, 불평등과 지위적 차별과 구분을  혁신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므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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