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항상 치열했던 전쟁이 잠시간 없어서 가장 평화로웠던 시기.
덕분에 각종 예술운동과 기술, 문화의 폭발이 이뤄줬던 혁신의 시대에 관한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책은 벨 에포크 시대를 살았던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예술과 사회상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예술사적 특성이 강한 책.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다면, 이 책이 더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다. 왜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시대를 선망하였는가를 잘 보여준다. 각종 예술사조가 번창하고, 살롱에서 거장들이 문화와 예술에 대해 토론하면서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폭발하던 시기였고, 바야흐로 예술의 전성기였기에 예술에 대해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상당한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자체는 매우 쉬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테마 중심의 이야기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단숨에 읽어나가기 쉽다.
다만 이 책을 어떤 사회적, 역사적 비판을 위한 관점으로 보지는 마시라.
이 책에서도 많은 지분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가장 아름다웠던 시대, 벨 에포크란 결국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라는 잔혹한 핏빛 역사와 빈곤과 착취에 시달리던 노동자 계급의 희생 위에 피어난 유달리 붉고 아름다운 꽃이다. 그 향기는 매혹적일 수 있지만, 뿌리는 인간의 피를 먹고 자란 잔혹한 꽃.
그것이 벨 에포크 시대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는 사실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 예술이 아름다웠던 시대라면 모를까. 사실 이 시기는 유럽의 평화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인간의 잔혹성이 폭발하던 시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벨 에포크 시대 자체를 단순히 비난할 수 없다.
그 시대의 업적은 자산이 되어 분명히 우리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에 우리가 누리고 있는 환경을 일궈냈다. 이 사실 자체만은 부정할 수 없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사실은 아테네 노예들의 수많은 공짜 노동의 제공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배경은 비판할 수 있지만, 아테네 민주주의가 현대 사회 민주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는 사실, 그리고 그 시대의 철학이 우리의 근간이 되어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그리고 지금 기술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정보화 혁신 이후, 그야말로 편리함에 도취되어 이 기술문화를 누리고 있는 우리는 사실 제3세계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원 강탈과 수많은 소년병들의 피, 그리고 공장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폐병을 앓고 있는 글로벌 노동자들의 생산성과 기후 위기 속에서 터전을 잃고 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희생 속에서 우리의 풍요로움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대의 과학과 정보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 시대의 혁신은 다음 세대의 자산이자, 제3세계의 희생을 구해줄 하나의 방법론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 희생들은 기억해야 하고, 나아가 희생자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대한 접근을 그렇게 무겁게 다가설 필요는 없다.
단지 가볍게 읽고 재미있게 감상하는 예술서적, 인문학 서적으로 읽는다면 충분히 많은 영감과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