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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glow78님의 서재
 전출처 : nada > 지구를 떠나고 싶을 때

 

 

 

 

 

 

 

 

미취학 아동 시절엔 계모를 갖고 싶었고 고등학교 땐 남자친구를 갖고 싶었고 스무 살 땐 화장품을 갖고 싶었고 대학 시절 내내 죽이는 글빨을 갖고 싶었고 회사 다닐 땐 나일롱 낚시줄처럼 질긴 신경줄이 그렇게나 갖고 싶더라. 삼십대가 되고 보니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을 갖고 싶어졌다. 나의 밴댕이 소갈딱지로는 지구의 법칙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니.


뮤즈의 신보가 나왔다. 라디오에서 먼저 듣게 되었는데, 딱 첫 느낌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라~~ Supermassive Blackhole을 들으면 블랙홀에 퐁당 빠져 온 몸에 머드팩을 하고 싶어진다.


Glaciers melting in the dead of night

And the superstars sucked into the supermassive (blackhole)

죽은 듯 고요한 밤 속으로 빙하가 녹아들고

거성은 거대한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네..


택시기사가 한을 품으면 초저녁에도 심야할증을 누른다는 이 노무 세상. 지구의 기온 상승은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한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 나를 반창고 떼어내듯 마음에서 제거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특히 그 누군가가 이성이라면, 지구를 떠나는 걸로 모자라서 폭파시키고픈 충동을 느끼지 않을 자 누군가! 그러나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분노를 내뿜으면서 마음의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저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혼자 조용히 지구를 떠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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