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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_madang님의 서재
  • 상록
  • 박우영
  • 10,800원 (10%600)
  • 2023-04-02
  • : 95

지금 이 도시엔 이 책에서 기억되고 있는 상록처럼 사라지는 마을이 많다. 오랜 시간, 오랜 삶이 깃들어 있던 동네는 파헤쳐지고,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러는 사이 어머니는 할머니가 되고, 아들은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거북슈퍼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되고, 마을은 아파트가 되고. 변화를 거스를 수 없기에, 사진 한 장으로, 사라지는 마을을 찍은 짧은 영상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보면 기억이 옅어서 간직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상록, 우리가 당신을 기억하는 방법'의 작가 박우영은,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는 방법을 다정하게 알려준다. 가족, 이웃, 만남, 시간, 공간, 길, 그리고 상실 등 '상록'에서 일어난 작은 일을 담백하게 기록하며, 사라지겠지만 사라지지 않을 순간을 따스하게 들여보다는 것. 그렇게 들여다보다 보면 '당신의 늙은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깊은 슬픔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슬픔에 매이지 않고 보듬으며 간직하는 작가 박우영의 손길은 작가의 '상록'뿐만 아니라 나의 '상록' 또한 따스한 기억으로 간직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상록'이 있고 그렇기에 박우영 작가가 기억하는 방식은 작가에게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전해질 수 있는 작은 힘이 있다. 이토록 작은 힘을 담은 작은 책을 통해,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잊혀질 수 없는 것들을 간직하는 마음을 일깨워준 작가가 이후 또다른 이야기에서 펼쳐 보일 그만의 시선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책이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당신의 늙은 목소리가 그립다-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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