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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 정약용
  • 16,020원 (10%890)
  • 2025-06-27
  • : 8,650

우리가 어떤 인물을 안다할 때 그 사람에 대해 개념적인 정도로만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5년 전에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를 읽게 되면서 정약용이란 자가 한국사 수업 시간에 듣는 거 이상으로 위대한 인물임을 감탄하게 되었다. 정약용은 존경을 넘어서 있는 인물이다. 이걸 단지 시험을 치르기 위한 수업으로 듣는 것은 교육적인 실패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지명 철회가 되었다.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 모든 것은 지식을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 지식을 통해 교육 대상자들이 깨달음과 감동을 얻고 삶의 자세를 고침 받도록 해야하는데 우린 지금 교육이란 이름으로 사회를 좀 먹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이자 불멸의 지성으로 사랑받는 정약용이란 분의 글은 무릎을 치게 만들 정도로 감탄을 주며, 마땅한 '옳음'을 알게 하고 깨달음을 주고 있다.

알다시피 다산 정약용은 마흔의 나이에 큰 잘못 없이 종교 문제와 정치적 이유로 유배를 당하였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자이다. 유배라는 절망 앞에 어쩌면 하늘이 자신을 가로막는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무려 18년 동안 강진의 외딴 유배지에서 패배자로서의 삶을 살기 보다 학문에 정진을 하며 삶의 자세를 더 곧게 세우면서 세상을 탓하지 않고, 정진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이런 정신으로 살았다.

폐족이라 해도, 그것은

단지 벼슬길이 막히는 것이지,

성인이 되거나 학문을 이루는 데는

아무런 걸림이 되지 않는다.

p. 37

결국 그는 이런 자세로 살면서《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수많은 실학 저서를 집필했으며, 오직 붓과 먹, 그리고 한지로만 2,400여 권 분량에 달하는 문서를 써 내려갔다. 그리고 57세가 되었을 때 비로서 세상으로 돌아오는 기회가 주어졌다. 실로 이 부분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그는 유배지에서 끊임없이 자식 교육을 통해 폐족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도록 하였고, 그 또한 법, 문학, 지리, 의학, 생물학 등 수많은 분야를 섭렵하며 방대한 저술을 남기는 소중한 인생을 살아갔던 것이다.

인생에 있어 오늘날 우리가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능력의 부족이 아닌, 어쩌면 그만한 의지와 끈기가 부족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한국 역사 인물 중에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 책은 그런 존경의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정약용의 말에서 시작하여, 현재 우리의 고민과 이어지는 생각들을 풀어낸 글들도 채워져 있다. 인생의 자세에 대해 너무나 명명백백하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책이라 자기개발서로서도 추천하는 바이다. 그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이 길러지고, 통찰력과 지혜가 생길 것이다. 특히 어느 때보다 혼란한 시대를 리더로서, 한 인간으로서 현명하게 헤쳐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곁에 두고 오래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생활고전으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그리고 목차에 나오는 곳 중에 아무곳이나 마음에 드는 대목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잠언 형식의 내용이라 잠시 깊이 되새기는 시간이 필요한데, 저자가 이 부분에서 충분히 현실을 대비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 쳅터 2에 보면 "속이 바르면 겉모양이 단정해지고, 겉이 단정하면 남들이 우러러 본다. 사람의 진심은 숨길 수 없고, 오래 가면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 사람들은 속을 꾸미기 보다는 겉모습을 꾸미며 '척'하는 인생으로 사람들 앞에 서고자 한다. 그러나 겉과 속이 같아야 결국 인생의 승자가 된다. 이것을 아는 자는 정약용의 말을 따를 것이며, 여전히 자신을 포장하여 성공하고자 하는 자는 진실을 외면한 대가를 결국 받게 될 것이다.

"마음속 뜻이 천박하고 저속하면,

아무리 억지로 그럴듯하고

고상한 말로 꾸미려 해도,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조리가 생겨나지 않는다."

p.57

정약용의 책은 명언으로 가득차 있다. 200년 전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지금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뼈 있는 조언과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프롤로그 앞에 있는 문장에서 이미 압도되리라 본다. 그리고 마지막 정약용의 인생 명언에서 또 한 번의 감탄과 함께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게 될 것이다. 정약용이란 인물과 그 학문은 결코 몇몇 개념적 지식으로만 알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교육부는 이점을 참고하여 훌륭한 인품과 지성을 가진 아이들로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가 인생을 다시 보아야 하는 이유

인생이 힘들다고 하지 마라.

정약용은 경상도 포항 장기와 전라도 강진에서

18년을 유배지에서, 가족과도 떨어져 고독 속에 살았다.

불공평하다고 쉽게 말하지 마라.

정약용은 억울한 정치 탄핵으로 벼슬을 빼앗기고,

차가운 섬처럼 고립된 강진 땅에서 하루하루를 견뎠다.

기회가 없다고 불평하지 마라.

그는 유배지에서조차 학문을 멈추지 않았고,

500여 권이 넘는 책을 집필하며 세상을 준비했다.

이해받지 못한다고 낙담하지 마라.

그의 생각은 당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

지금의 외로움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마라.

정약용은 가장 외로운 시절에 자신을 단련했고,

그 고독이 훗날 위대한 사상을 길러냈다.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라.

정약용은 유배에서 풀려난 57세 이후,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주옥같은 저서를 남겼다.

위선자라는 소리를 피하려 했다면,

정주(程朱)도 그 학문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명예를 좇는다"는 비난을 두려워했다면,

백이와 숙제도 그 절개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곧은 체한다"는 말을 피하려 했다면,

급암과 주운도 간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부모에게 효도하고

벼슬살이를 청렴하게 했던 것조차도,

천박한 사람들은

"다 명예를 노리는 짓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니,

그들 때문에 도리어 악을 따라야 하겠는가?

-다산 정약용-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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