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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님의 서재
  • 질문은 조금만
  • 이충걸
  • 14,400원 (10%800)
  • 2023-02-06
  • : 340



믿고 읽는 출판사 ‘한겨레출판’의 서평단을 신청했고, 운이 좋게 선발되었다. 1월 서평도서로 선택한 책은 이충걸의 인터뷰집 ‘질문은 조금만’이다. 최백호, 강백호, 법륜, 강유미, 정현채, 강경화, 진태옥, 김대진, 장석주, 차준환, 박정자 총 11명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서평도서 두 책 중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법륜스님, 희극인 강유미, 전 외교부장관 강경화,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 등 익숙한 이름들 때문이었다.

순서대로 읽진 않았고, 익숙한 이름부터 읽었다. 가장 먼저 희극인 강유미의 인터뷰 이야기를 읽었다. 희극인이 되기 전, 친구 웃기기를 너무 좋아하던 시절부터 지금 유튜브 채널 ‘좋아서 하는 채널’을 운영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꾸준히 타인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이리저리 갈팡질팡 시도하고 고민했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언니의 개그가, MBTI 롤플레이가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내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경험하면서 축적된 직관과 기술들의 총집합이겠구나’ 싶었다. 강유미의 그런 탄탄한 유머감각을 너무 좋아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131쪽에서 강유미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대목이었다.

저는 결혼에 사랑의 종착역 같은 의미를 부여했는데, 그 관계조차 불안하기만 하고 쉽지 않아요. 결혼이 내가 생각한 것만큼 가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부여한 의미만큼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남편이 별로인 사람이고, 내 결혼 생활이 남들보다 특별히 불행해서는 아닌 것 같고, 저 스스로 제가 가진 상(像)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요하는 거잖아요. 내 결혼은 들숨과 날숨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 하고, 내 배우자는 늘 나에게 안정감을 주고 한결 같은 사랑을 줘야 된다는 우김 때문에 스스로 고통을 자처하는 거죠.

131쪽

이 언니의 솔직함과 통찰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개그 만들고 싶은 컨텐츠 계속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읽다가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 인터뷰에서 몇 번이고 정말 멋지다고 느꼈다.

저는 한순간도 헛되게 지나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나태하면 나태한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나의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거에 대해서는 한 번도 두려워해본 적이 없어요.

199쪽

잇따른 외교참사로 뒷목 잡는 요즘, 너무 그리운 존멋 장관님… 줄곧 맡은 분야가 인권이었고, 전쟁의 난민, 여성, 노동자 등 늘 소수자, 권력과 거리가 먼 자들을 위해 일해오셨던 분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비록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도전에서 구배를 마셨지만, 언젠가 세상을 위해 큰 일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

인터뷰이 중에서 우리 또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차준환 선수밖에 없었는데 나보다 어린데도 심지 굳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그냥, 피겨스케이팅은 제가 할 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 페이스와 저의 페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저는 아직 하뉴나 네이선 선수보다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하고 경력도 경험도 그만큼 없지만, 그들의 페이스를 따라가다가 오히려 더 큰 부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쟤를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저의 걸음에 맞춰 하나하나 밟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306쪽

차준환 선수는 제 페이스를 지키고 자신의 무대에 집중하며 제 직업을 즐기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나는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조바심을 느끼며 ‘더 잘해야 해’, ‘저만큼 해야 해’라고 다그쳤는데 인터뷰를 읽다보니 그럴 필요 없이 제 페이스에 집중하며 내가 할 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도 본인이 하고 싶은 만큼, 이루고 싶은 대로 승승장구하는 선수가 되기를 응원하게 된다.

첫 번째 점프나 중간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고 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실수에 사로잡혀버리면 나머지 것까지 다 망치는 거잖아요. 실수는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나올 수 있어요. 실수가 나와도 그건 이미 지나간 거고요. 그 뒤에도 아직 남은 것이 많기 때문에 그것들을 잘 수행해내는 게 저에게 이득이고 최선이에요. 어떤 때 점프 실수가 예상치 못하게 계속 나와도 당황하기보다 심호흡을 하고 연습하듯이 이어가려고 해요. 그게 다음 점프에 지장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남은 것을 다 해내는 게 중요해요.

320쪽

그 외 8명의 인터뷰 내용도 제각기 다른 재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잠시 내 인생에서 거리를두고서 다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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