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을 읽었다.
하루키적인 문체와 세계관이 좋아서 그의 책을 읽고는 있지만 갈수록 전작과의 차이를 모르겠다.
주인공이 머무는 외딴 별장은 '해변의 카프카'에서 카프카가 여행 중 잠시 머물렀던 숲속 별장이 떠오르고, 아내가 갑작스럽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이별 통보를 하는 이야기 전개나, 돈은 많지만 정체불명의 인물이 주인공 앞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것, 전쟁과 역사에 대한 상징과 하루키 소설에서 빠지면 섭섭한 우물의 메타포는 태엽감는 새가 떠오른다. 아내의 가족들이 세속적인 사람들이라는 설정과 주인공 본인은 아내의 가족과는 소통하며 지낼 수 없다는 디테일한 설정까지도 똑같다.
주인공의 성격은 하루키 소설에 늘 나오는 소극적이고, 어리숙하고, 고독하고, 책과 클레식을 듣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많지는 않지만 적당히 먹고 살 정도는 되는 직업을 갖고 있고, 가끔 한 두명의 유부녀와 자신의 집에서 섹스를 하는 인물이다. 그러다 정체불명의 인물을 만나 세계의 혼란스러운 흐름에 휘둘리게 되는 이야기 전개..
여전히 그 특유의 문체와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색다른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