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기획, 그러나 수준미달의 작화
fatbrain 2003/04/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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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원복 교수의 만화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시절부터 최근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까지 접해오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실들을 만화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고, 비교적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려는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그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관심과 기대감을 갖게 된다.
미국의 각 주의 역사를 만화로 엮은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의 기획 자체는 매우 신선하다. 하지만, '이원복 교수와 함께 만화로 보는 미국 역사와 영어이야기', '이원복 책임제작'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작화 수준은 너무도 떨어진다. 시각디자인전공 4학년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아마추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이며, 여러 학생들이 분담하여 작업을 하다보니 그림체와 내용의 전개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제대로 이루고 있지 못하다. 심지어 219페이지에는 태극기조차 잘못 그려져 있다.
물론 만화로 미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것에 이 책의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고, 작화에 참여한 학생들이 전문적인 만화가가 아니기 때문에 작화 수준만을 갖고 이 책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원복 교수의 이름만을 앞세운 김영사의 상술은 아무래도 지나친 면이 있으며, 책임제작을 맡은 이원복 교수도 좀더 성의있는 작화 지도와 감수가 있었다면 책의 완성도가 한층 나아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의 내용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단순히 '이원복 교수'의 이름만으로 기대를 갖는다면 실망감과 함께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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