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공감하는 책
위짓 2021/03/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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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 12,420원 (10%↓
690) - 2018-06-20
: 27,195
좋은 평가만큼 나쁜 평가도 받은 책이다. 특별한 기대 없이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을 좋게 평가한 사람처럼 '내 얘기다' 라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자꾸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결국 1권을 두 번 읽고 후속편도 사서 두 번 읽었다. 그리고 또 1권을 다시 읽고 있다.
저자와 나는 성장 배경도 처한 환경도 고민거리도 나와 다르다. 그런데도 어딘가에서 공감했다고 느꼈다. 2권에 나온 얘기를 1권 리뷰에 쓰는 건 조금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1권의 평에 있어서도 관련이 있는 얘기니 잠시 인용해보겠다. 2권에서 저자는 트위터에 이 책의 악평이 쓰인 걸 발견한다. 악평의 내용은 대략 '이런 글은 네 키티 일기장에나 적고 책으로 내지 마라'는 거였다. 그런데 이 지점이 이 시리즈가 호평과 악평을 둘 다 받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내가 이 책을 자꾸만 다시 읽고 싶어진 이유 중 하나는 깊이가 있다거나 무슨 신박한 발견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야말로 어떤 이가 보기엔 찌질할 수도 있는, 일기장에나 적어둘 사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가 그대로 쓰여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어른이 되면 '실존의 고민'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것과 싸울 줄 알았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발톱 때만한 걸로 고민하는 느낌이고 그런 것 때문에 때로는 죽을 생각까지 하고 또 나는 요딴 걸로 고민하는가 싶어 스스로 한심해지기도 했다. 나와 전혀 다른 저자에게 느낀 묘한 공감대는 이런 지점이 아닐까.
분명 이 책은 어떤 이에겐 한없이 시시하고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이 책이 후지다는 건 그 나름대로 진실이고 억지로 좋아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느낀 공감대 또한 가짜가 아니라 생각하므로 별 세 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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