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없이 사랑하고 싶다'
'따귀맞은 영혼'의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신작이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원인을 분석하고
사례들을 간간이 짚어주며 '사람의 심리'를 파헤친 교양서다.
저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고 말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집착, 실망, 분노의 감정에는
자기중심적인 관계의 원인을 나르시시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으로 자신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소외감을 느끼고,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갖게 돼
궁극적으로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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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어떤 남자애를 소개받았고,
열렬한 대시를 받아 만나게 됐는데...
불행하게도 그 아이가 다가올수록
난 점점 더 뒷걸음 치고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애적 동기,
나르시시즘이 훼손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내 이상형과 너무 거리가 멀었던 탓이었다.
외모도,
대화수준도,
사고방식도.
착하고,
건강한 가치관에
탄탄한 복근을 자랑한 20살의 남자는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했고
난 본의아니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례들을 나열해서 보여준다.
뜨거운 사랑으로 시작된 커플이
다른 곳을 바라보며 걷게 되는 이유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심리에 대해 분석한다.
자존감이 부조간 사람은 주변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든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든가 하는
명쾌한 분석은 수많은 사랑의 실패사례와 맞물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내면의 아이를 잘 받아들일수록
자신의 현재 모습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내면의 아이가 힘을 얻을수록 자신도 힘을 얻습니다.
내면의 아이에 의해 형성된 애착은
자존감의 결핍을 치유합니다.
-P.161
어린시절의 상처는 내면에 핍박받는 신데렐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데렐라가 되살아나 자신을 거부하고,
모른 체 하며, 비하하고, 심지어 완전히 무가치한 존재로 느끼게 합니다.
-P.101
건강하고 긍정적인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타인의 '다름'에 대해서
두려움이나 거부감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를 기꺼이 수용하고, 심지어 삶의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입니다.
-P.181
'관계의 공진화, 대화 시도, 마법의 주문, 함께 사는 삶 등
자기애적 관계에서 벗어나는 9가지 방법을 마지막으로 제시하며
안갯속처럼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한 결론을 내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없이 사랑하고 싶다' 이 책.
어렵다.
쉽게 번역도 해놓았고, 조곤조곤 설명도 잘 해놓았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을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겠다.
심리서가 아닌 의학서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 만큼 세세하고 분석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