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입사원일 때만 해도 부서장급들은 PC를 잘 다루지 못했다.
내가 입사한 회사는 80년대 부터 "유닉스(Unix) 시스템"을 설비하여, "전사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었지만...
당시 부서장급(팀장, 사업부장...)만 해도 PC활용이 원활하지는 못하던 세대였다.
반면에 사회 전체가 급격하게 성장하던 시기라서, 각 부서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야만 했다.
"급격한 성장 → 경쟁자 출현 → 차별점 또는 개선점 발굴..." 뭐 이런 요구사항이 탑다운으로 끊임 없이 내려왔었다.
그렇다보니... 각 부서장들은 문제를 발견해야 했고, 기획서를 작성해서 보고해야만 했었다.
(보고를 못하면... 왕회장님에게 작살나게 깨졌던 걸로 기억한다.)
부서장에게 떨어진 과제는 곧 부서원 전체의 과제가 된다.
물론 신입사원인 나에게까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사실 아이디어란 것은 "반짝이는 발상"이 "축적된 경험"과 결합되어야 쓸만한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신입사원은 "축적된 경험"이 없기 대문에 나에게까지 압박이 내려오진 않았다.
다만... 부서장과 고참들이 PC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그들의 아이디어를 다룬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나에게 떨어지게 되었다.
당시, 우리 부서원 중에 IT분야 자격증(정보처리기사, 워드프로세서)을 가진게 나밖에 없다보니, 문서작성은 자연스레 내 업무가 되버렸다.
(군대에서는 족구장 라인 그릴때, 미대출신을 부른다. 나도 오직 자격증 때문에 기획서 담당이 된거다.)
부서장이 종이에 대충 그려준 그림과 글을 내가 판독하고 물어보면서 디지털 문서(HWP, PPT)로 작성했었다.
무척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당시 부서장들은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었는데 그들의 노하우를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참고자료로 던져준 다양한 보고서와 기획서를 보면서 신입사원이 접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유용했던 것은 부서장과 친해질 수 있었고, 든든한 멘토까지 되주셨다.
(덕분에 승진도 빨랐고, 연봉도 남들보다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부서장이 되고 직접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때, 당시의 경험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지금도 써먹을 수 있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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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예비)창업자 대상으로 기획서(사업계획서, 제안서, 마케팅기획서 등)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강의교안을 만들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남에게 가르치는 것은 살짝 다르다는 것을 느끼도 있다.
이론적 배경도 설명해야 하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좀 더 나은 강의 방법을 찾고 있다.
(컨설턴트들이 강의를 "컨설팅 영업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알맹이는 안가르쳐주는 경우를 종종 볼 수있다.)
(나는 내 강의를 들은 사람은 스스로 기획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 영업수단으로써의 강의는 좀 비겁한 느낌이라...)
그렇다보니 시중에 판매되는 기획서와 관련한 책은 대부분 읽어보고 공부하고 있다.
이번에 개정판이 나온 "누구나 탐내는 실전 기획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누구나 탐내는 실전 기획서" 초판은 내가 구입해서 읽어본 책이라서...
이번 개정판에 얼마나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살펴보고도 싶었다.
작년에는 저자의 새로운 책 "보고서 차트 실무 강의 with 엑셀"도 읽고 서평도 남겼을 정도로 믿고 보는 전문가이다.
당연히, "초판"과 "개정판"이 어떤 부분이 다른지 살펴봤는데, 책의 내용은 (페이지 수까지) 완전히 동일했다.
다만, 부록인 "AI 검색 툴 활용법"이 70 페이지 추가되어, 기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기획을 처음 하는 초보자"에게 기획서가 담아야 할 내용과 작성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따라서 무척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상사와의 업무지시 시뮬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것과 "시각화 자료를 작성하는 팁"을 가르쳐주고...
이 책에서 보여준 "예시 슬라이드(PPT)"와 "AI 검색 툴 활용법"에 대한 유튜브 강의를 제공한 부분이 기획 초보에게는 무척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기획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따르는데...
컨설턴트가 많이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예제와 같이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맘에 든다.
경영지도사 연수과정에서 컨설팅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서작성 능력이 필수라는 조언을 들었었다.
기획서와 보고서의 품질이 컨설팅의 품질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잘 작성된 기획서 슬라이드 묶음을 시간날 때, 작성하라는 팁을 얻었는데...
저자가 제공하는 "예시 슬라이드(PPT)"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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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슬라이드(PPT) 100장" 다운로드 링크는 책에 수록되어 있고,
"AI 검색 툴 활용법"에 대한 강의 7개는 유튜브 "일잘러탐구생활" 채널에 공개되어 있다.
(책에는 해당 주제에 QR코드 동영상 링크 형태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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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용 PPT 슬라이드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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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동영상 강의(일잘러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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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장은 기획서 작성시 고려해야 하는 "기본 상식"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인 "초보 기획자"의 경우, 대부분 직장 상사의 지시에 따라 작성하게 된다.
(회사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보 기획자에게 전권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대문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그건 판타지니까 가능한거다.)
따라서 이 책은 "상사의 지시에 의해 기획서를 작성하는 경우"를 전제로 기획서 작성 노하우를 설명한다.
당연히 상사로 빙의해서 "내가 상사라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야 하고, 기획서 작성 기한을 최대한 앞당겨서 "수정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상사가 생각하는 방향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획서 작성 중에 수시로 보고하고 상의해야 한다.
나도 상사의 지시로 기획서를 작성할 때, 처음에 정확히 지시하면 굳이 여러 번 보고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상사들도 완성되어 가는 기획서를 읽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고도화하고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서 대리 작성은 어려운 작업이다.)
(상사는 구체적이지 않은 상태로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이고, 거기에 구체적으로 살을 붙이는건 내가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사는 붙어있는 살을 보고 완성도를 평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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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획서 작성시 자주 활용하는 "비즈니스 프레임워크"를 소개한다.
대부분의 기획자와 컨설턴트들이 기획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활용하는 것이 프레임워크다.
신봉하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
프레임워크는 "정보를 구조화하여 정리하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획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논리적으로 설계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그리고 신뢰도 높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프레임워크 간의 연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프레임워크를 위주로 보여주고 있는데,
기획자라면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하는 프레임워크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유용하고 많이 쓰이는 것만 모아둔 것이다.)
아래 다이어그램은 책에서 소개한 프레임워크에 몇 개 추가해서 정리해 봤다.
(7S분석, STEEP, PESTEL, 4C, 4E는 이 책에서 깊게 다루지 않는데,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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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부터는 본격적인 기획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기획서 작성을 처음하는 기획자는 정보 수집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내가 사업계획서 강의할 때,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물어보는 것 중의 하나가 시장규모와 성장률, 업계 현황 등 필요한 자료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 몇 개를 소개하고 있다.
정책연구관리시스템 PRISM (www.prism.go.kr) : 정부 정책연구보고서 공유 (행정안전부)
중소기업기술로드맵 (smroadmap.smtech.go.kr) : 국가별 기술수준과 업계 최고기업/기술수준 등 기술보고서 제공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 (www.kipris.or.kr) : 기술개발동향과 특허분석 조회 (특허청)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NTIS (www.ntis.go.kr) : 경쟁기업의 정부연구개발 수향현황 조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빅카인즈 (www.bigkinds.or.kr) : 뉴스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한국언론진흥재단)
구글 트렌드 (trends.google.co.kr) : 구글 검색키워드 통계 조회 (구글)
네이버 데이터랩 (datalab.naver.com) : 네이버 검색키워드 통계 조회 (네이버)
정도를 소개했는데... 여기에 반드시 활용해야 할 사이트로 "통계청 통계조사(kostat.go.kr)"도 추가하고 싶다.
우리나라 통계청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챗GPT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반드시 원출처를 찾아서 확인해야 한다.
AI가 거짓말도 하기 때문에 출처를 AI로 명시하면, 신뢰도가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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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장은 기획서의 뼈대를 구성하는 "목차 작성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목차를 작성하기 전에 주요 기획서의 "작성목적"과 "설득대상"에 대해 설명한다.
모든 기획서는 누군가를 설득해서, 우리가 제안한 내용을 실행하도록 만들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설득을 전제로 작성하기에 설득대상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 일관성있고 논리적인 전개방식으로 우리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차는 기획서의 뼈대(스토리라인)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기획의 목적과 설득 대상에 따라 우리 논리를 펴나가는 스토리라인은 최적화 해야 한다.
그리고 최적화한 스토리라인을 토대로 목차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왜 이 기획을 했는가를 다시 한 번 돌아봐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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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페이지에는 저자 자신이 주로 활용하는 AI 검색 툴의 활용방법을 소개한다.
챗GPT가 발표된 이후,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그리고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유튜브나 온·오프라인 강의 커리큘럼을 보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정말 많이 소개하고 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주는 유료 AI 서비스도 나왔다.)
나도 컨설팅 보고서나 강의교안을 작성할 때, AI를 활용하고 있다.
주로 문서의 성격에 따라 문장을 다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부분은 3개 AI(챗GPT, 제미나이, 코파일럿)에 같은 질문을 하고 교차검증을 한 후에 활용한다.
팩트 검증없이) AI가 추정한 정보는 오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저자는 챗GPT(유료)와 클로드, 코파일럿을 사용하는데...
각 AI의 특징을 고려하여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이 AI들도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각자 만능이 되겠지만, 저자가 AI를 활용하는 방법은 합리적인 것 같다.
AI 활용법을 다룬 책들이 프롬프트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이유와 예시를 같이 보여주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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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매뉴얼처럼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책을 좋아하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매뉴얼 같은 책이다.
기획 프로세스를 따라가면서, 자신의 기획 아이디어를 접목한다면 꽤 괜찮은 기획서가 나올 것같다.
내용도 원리를 충분히 설명하고, 예시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해서 이해하기도 쉽다.
(게다가 예시 슬라이드를 다운받을 수 있어서, 템플릿을 그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상품기획사업부 비치도서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다.
(책 이름도 잘 지은 것 같다. 누구나 탐내는 실전기획서...^^)
이 책은 직장인과 (예비)창업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획역량은 창업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이 가져야 할 필수 역량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기획서를 훌륭하게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은 남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획 프로세스와 기획서 작성 노하우를 공부하고 싶다면 2021년 발간된 초판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AI를 활용해서 기획서를 작성하고 싶다면, 개정판을 읽고 실습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몇 년전에 맘에 들어서 구입한 책의 개정판이 나와 반가웠고,
책을 다시 읽어보면서, 기획의 기초를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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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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