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학 다닐때였다.
당시 경제성장기였고, 경영학 전공자로써 주식투자 정도는 해봐야 할 것 같았다.
마침 전공필수과목으로 투자론이 있었고, 나름 수업도 열심히 들었다.
그런데 결론만 얘길하면...
투자론은 내 기대와는 달리 그냥 학문이었다. ㅠㅜ
어렴풋이 기억나기론 "통계학 -> 투자론 -> 재무관리..."로 이어지는 학습 단계(?) 정도였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주식투자로 안전하면서 대박나는 방법"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투자론은 그런걸 가르쳐주질 않았다.
(아마 그때 주식 리딩방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수도...)
따로 주식투자에 관한 책을 읽어보긴 했지만... 속시원히 가르쳐주는 책은 없었다.
(차트 추이를 읽고 투자 시점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정도고, 결국은 너가 책임지고 해야한다는 결론이었다.)
직장생활하면서, 증권사 객장에 가서 기업 분석 책자도 읽어보면서 나름 유망종목을 골라서 가치투자를 했었다.
(ROI라는 재테크 전문 월간지도 정기구독 했었다.)
IMF가 터지면서 기대한 만큼의 큰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수익 10%는 지켰던 걸로 기억한다.
(다행이도 우량주에 투자해서 IMF 사태를 회복할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고, 수수료 제외한 수익률10%정도될 때 전량 매도한걸로 기억한다.)
당시 비과세 적금 이자율이 11%까지 있었으니까, 그냥 본전치기라고나 할까..?
(지금 은행 이자율과 비교하면 어마무시하다.)
한동안 투자는 잊고 살다가...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면서 엔젤 투자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조합을 설립하고 실제 투자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주식투자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창업 3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기업의 시장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업계획서와 재무제표, 창업팀의 역량 등 정보를 분석하고, 대표자와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조합 운용기간이 끝나면 투자자(LP)에게 돈을 내줘야 한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실패하면 투자금을 그대로 날리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막 설립한 액셀러레이터는 레퍼런스(투자 포트폴리오)가 없기 때문에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원하는 스타트업은 우리에게 투자받길 원치 않고, 우리가 원치 않는 스타트업은 콜드메일을 엄청 보내온다.)
통상 20∼30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 회수가 가능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고 수익도 낼 수 있다고 하는데...
그 20∼30개 스타트업을 발굴하기가 무척 어려웠었다. ㅠㅜ
지금은 창업교육·컨설팅 회사로 이직하여, 액셀러레이터과 협력하여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와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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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를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벤처캐피털(VC)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코파운더인 권오상 대표의 책이기 때문이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프리A(Pre-A)단계와 시드(Seed) 단계 투자를 활발하게 집행하는 투자사다.
(the VC에서 조회해보면 835억 이상 투자를 집행했다.)
내가 주로 만나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투자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많은 투자자와 심사역을 만나고 얘길 나눠 봤지만, 책으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의 내용은 투자 일반론에 가까웠다.
즉, 바람직한 투자자의 마인드와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을 소개한다.
목차를 보면
1부는 기존에 통용되던 투자에 대한 일반지식과 고정관념에 대해 소개하고 있고,
2부는 기존 고정관념을 뒤집는 투자 마인드셋을 소개한다. (1부 각 챕터에 대응하여 어떻게 변화 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3부는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소개한다.
설명하는 방식도 먼저 개념을 소개하고, 가상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이해를 돕는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숫자를 다루는 부분까지도 전부 문장으로만 설명한 부분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투자에 대해 이해도가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숫자를 다루는 부분 만큼은 수식과 다이어그램(?) 등을 활용해서 풀어주었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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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과거의 투자 챕터에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오래된 투자 개념을 소개한다.
특히, 엔젤투자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사용하는 용어다.
창업초기 기술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성장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보다 (주식가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하지만 기술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우수한 기술력으로 경쟁우위와 진입장벽을 만들면, 소위 기하급수적인 (J-커브)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금 대비 수십배, 수백 배의 투자금 회수(Exit)도 가능하다.
스타트업 투자자가 원하는 그림이다.
이 책에서는 투자 수익과 리스크(불확실성)를 축으로 구성한 "2x2 매트릭스"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개념을 설명한다.
참고로 투자 리스크는 (결과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부정적인 결과를 미리 안다면 충분히 사전 대책을 세우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에 결과를 모른다면, 문제가 현실로 닥친 이후에 수습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적 비용적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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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과거의 투자 챕터에서 "레버리지"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레버리지는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이다.
즉,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해서 얻는 수익이 이자보다 크다면, "수익-이자" 만큼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좋은 투자기회가 보이면, 큰 수익을 얻고 싶어한다.
이 때 공격적인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한다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레버리지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레버리지 투자가 성공한다면, 큰 수익으로 돌아오지만...
실패한다면, 손실이 더 크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수익이 안나더라도 빌린 돈은 기한 내에 갚아야 한다.)
주가 폭락시기에 많이 듣던 "깡통계좌"가 레버리지 투자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주식을 대출(레버리지)로 매수한 경우, 주가가 폭락하면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해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주식계좌가 깡통계좌다.
의외로 주위에서 이런 실패담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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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새로운 투자 응용편에서는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초보자들은 단기 주가 상승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피같은 현금을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하다 보니... 주가가 변동하는 것을 항상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이걸 팔아야하나, 가지고 있어야 하나... 갈등에 빠지게 된다.
심할 경우 회사 업무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 된다.
내가 주식투자할 때는 내가 원하는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사고, 팔도록 프로그램 매매를 했었다.
(그래도 주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억누르기 힘들었었다.)
하지만 진정한 투자 성공사례는 장기투자에 있었다.
(책에도 나오지만 대표적으로 워런 버핏이다.)
저자 또한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성장"을 고려하여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도 있다.
책에서 보여주는 사례는 가격 증감 확률과 변동폭에 대한 데이터가 주어졌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를 어떻게 산출하느냐 인데...
아마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을테고, 산업과 기업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나왔을 것이다.
어떻게 이와 같은 숫자를 뽑아내는지 옆에서 한 번 구경하고 배우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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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새로운 투자 응용편에서 투자자 모두가 공평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투자 역량이 다른 개인이 서로 협력해서 최대한의 수익을 나눠갖는 모델을 시뮬레이션해서 보여주고 있다.
기본 적인 개념은 가격이 오를 확률과 내릴 확률은 비율 대로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다만, 개인 별로 상승과 하락이 엇갈린 경우를 사례로 들었는데,
만약 두 투자자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같다면, 이 시뮬레이션은 성립이 안될 것 같다.
어쨌든 여기에서 보여주는 것은 수익을 쉐어함으로써 공동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사례로 참고하면 될 것이다.
이럴 수도 있구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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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새로운 투자 응용편 마지막은 개인의 투자가 아닌 좀 더 큰 개념으로 경제성장률을 설명한다.
경제성장률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기업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하고, 기업의 성과를 측정할 때도 기준점으로 활용한다.
즉, 우리 경제가 성장한 것 이상으로 기업의 매출액과 이익이 성장해야만 경영을 잘 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명목 경제성장률과 물가 성장률, 실질 경제성장률의 관계를 설명하며,
경제성장률이 가진 맹점도 설명한다.
경제 성장률 지표간의 관계는 "명목 경제성장률 - 물가 성장률 = 실질 경제성장률"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해도, 제품 가격을 낮추어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면 실질적으로는 잘 살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한다.
판매량이 늘었다고 해서, 모두의 생활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좀 의문이다.
기업이 가격을 낮춘다는 의미는 품질도 같이 낮추게 된다. 손해를 보고 팔 순 없으니까.
그러면 구매자들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저렴한 제품을 소비하게 될텐데...
이런 경우 잘 살고 있다고 이해해도 되는지...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좀 더 연구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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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웠던 투자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었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생기게 된 이유, 바람직한 투자에 대한 설명 등을 쉽게 풀어낸 점이 장점인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이틀만에 완독했으니까.)
직접적인 투자 테크닉에 대한 책은 아니고, 그야말로 투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같다.
뉴스와 주가차트를 보면서 진입 타이밍만 고민하는 투자보다 좀 더 합리적인 투자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이제 이와 비슷한 책을 몇 권 더 읽어보면서, 인사이트를 키워야할 것같다.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을 여러 권 읽고, 공통점과 차이점 비교를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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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