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다 보면... 의외로 패션분야 창업기업을 자주 만나뵙게 된다.
아마도 내가 패션기업에서 상품기획자(브랜드 사업부장/MD)로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있다보니...
내 프로필을 확인하신 대표님들께서 나에게 조언을 듣고 싶으셨던 것 같다.
조언을 구하시는 대표님들께는 최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는데,
패션업이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업무가 많고, 재고장사인 만큼 초기 창업자금도 많이 필요하다.
게다가 재고가 생각만큼 팔리지 않는 순간, (할인판매, 땡처리 등)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손실을 입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대부분의 패션제품은 품질이 손상되는 유효기간은 없지만, 시즌과 트렌드라는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반면에 패션분야 창업자들은 패션실무 전체 프로세스를 경험하지 못하고 창업에 뛰어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패션 실무 프로세스는 서로 성격이 다른 다양한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후폭풍이 커지기 때문이다.
패션분야 업무를 나눠보면,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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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창업기업은 창업팀 자체에서 이와 같은 업무를 전부 해내야 한다.
게다가 우리 브랜드 컨셉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유형별 상품군을 구성해야 한다.
(제품 하나로는 내 컨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자켓/셔츠/팬츠/스커트 등 상품 유형과 아소트 컬러를 전개해야 한다.)
물론 봉제공장 하나만 섭외하면 패턴제작, 원단수급, 생산, 포장까지 한방에 끝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다면, 봉제공장에 끌려가게 되고 단가나 납기, 품질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전체 프로세스 관리 노하우가 쌓이지 않기 때문에 시즌마다 시행착오를 계속 겪을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마케팅과 영업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자사몰이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도 매출을 높이기 위해선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는 누가 알아서 해주는 것은 없다. 창업팀에서 관여하고 가이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성장하는 창업자도 분명히 있다.
성장하는 패션분야 창업자들의 공통점은 판매(마케팅+영업)를 잘 한다는 것이다.
영업을 잘 한다는 것은 자금 회전율이 좋다는 것이다.
즉, 자금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전 시즌 상품군에서 발견한 문제를 차기 시즌에 보완함으로써, 타겟고객의 니즈/원츠를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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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이 책이 "판매 실무 노하우"를 다룬 보기 드문 책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샵매니저의 업무 노하우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샵매니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직업이다.
즉, 내 브랜드의 타겟고객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샵매니저"다.
(그래서 시장조사를 나가면, 반드시 당/타사 샵매니저와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샵매니저는 패션 제조/유통기업에서 채용 후, 직영매장에 파견하거나,
개인사업자와 별도 계약해서 위탁운영 수수료를 지급하는 2가지 유형이 있다.
(후자를 속칭 "중간관리"라고 한다.)
직영점 매니저나 중간관리사업자나 매출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직영점 매니저는 인센티브를 받고, 중간관리사업자는 수수료 수입을 증가하니까...)
샵매니저가 하는 모든 업무는 매출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업무다.
그래서 유니클로나 무인양품 등 유통기업도 자체 매장운영 매뉴얼을 활용하고 있다.
(중요한 업무를 표준화, 루틴화함으로써 매장 운영 및 고객 응대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매뉴얼" 용도로 활용해도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매뉴얼로 활용하기 위해선 기업/브랜드 철학과 방향성을 담은 책자도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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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살펴보면 샵매니저가 관리해야할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매장 단위이긴 하지만, 마케팅 전략과 영업 전략, 조직관리까지 폭 넓은 분야를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사례 소개의 경우, 관련 기사나 웹사이드 주소를 QR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단순히 URL만 기재해서 따로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준다.
그리고 각 챕터마다 "샵매니저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서 이해를 돕고 있는데,
이는 전체적인 내용을 PREP (Point, Reason, Example, Point) 방식으로 구성함으로써 설득력을 높이고 싶었던 것같다.
쉽게 이해되는 공부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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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챕터에서 샵매니저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라이브 방송(라이브 커머스)"을 소개한다.
라이브 방송은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판매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홈쇼핑의 인터넷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패션업계에서 일하고 있을 때만 해도 샵매니저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고객을 모으고 판매율을 높이는 방식을 고민했었다.
그리고 근처 같은 브랜드 매장과의 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였었다.
(서로 잘 아는 브랜드 식구끼리 같은 손님을 두고 서로 싸울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많이 변한 것 같다.
샵매니저들이 라이브 방송에서 판매한다는 의미는 거점 상권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마 라이브 방송은 본사의 가격관리가 가능한 위탁매장이거나 직영매장에 한정해서만 진행할텐데...
어쨌든 예전과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샵매니저 입장에서는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높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라이브 방송 운영 프로세스와 팁을 소개하고 있고, 저자 팀(글로벌휴먼스)에서 운영하는 크몽 마케팅 레슨 링크도 소개하고 있다.
접속해보니.... 수강인원에 따라 스탠드다드 33만원/딜럭스 77만원/프리미엄 99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교육을 받아보지 않아서, 이 가격이 합리적인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라이브 방송을 공부하고 싶다면, 상담해보면 좋을 것 같다. (설마, 상담하는데 돈을 받진 않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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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챕터에서는 샵매니더가 관리해야 할 지표에 대해 소개한다.
샵매니저 뿐만 아니라 영리기업에 근무하는 한, 매출목표와 실적은 항상 관리해야 한다.
어쨌든 돈을 벌어야 회사 자체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고 확보도 샵매니저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미래 매출 달성을 위한 무기(?)가 바로 재고이기 때문에 주력상품은 다른 매장보다 빨리 많이 확보해야 한다
(어떤 상품이든 만드는 수량은 정해져 있다. 추가생산을 한다해도 판매시기를 놓치면 악성재고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매장마다 (상권의 주요 고객층에 따라)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본사에서는 전체 효율을 위해 매장간 활발한 물량이동(수평이동)을 독려한다.
매장간 물량이동이 이상적이긴 하나... 실제로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샵매니저 입장에서는 다른 매장의 인기상품이면, 내 매장에서도 잘 팔릴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하게된다.
일단 내 매장에 들어온 손님은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물량이동 요청이 와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내 매장의 주요 고객층에 따라 잘 먹히는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잘 기획된 매장 프로모션은 매출을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샵매니저가 자사 매장의 기존 프로모션 실적과 경쟁 매장의 프로모션을 조사하고 효율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샵매니저는 내 매장의 손익관리를 반드시 해야한다.
특히 중간관리사업자는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남기는데, 여기에서 판매원 인건비를 포함한 매장운영비 전체를 충당해야 한다.
내 매장에서 얼마나 돈을 벌고 쓰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생활을 하게 된다.
(열심히 돈은 버는거 같은데, 나만 힘들고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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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챕터에서는 스토어 고객 경험 관리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고객은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고객 페르소나를 만들고, 고객 여정 지도를 만들면서 관찰 조사하는 이유도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고객이 많이 모여있는 채널에 홍보해야 효율이 좋을테니까...
즉, 모든 비즈니스 활동의 시작점은 고객이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고객은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팅이나 플랫폼도 결국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인간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을 직접 만나는 접점으로 고객 니즈/원츠를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다.
매장에서는 우리 고객을 만나서 상품을 소개하고 (대화와 관찰을 통해)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판매가 되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판매가 안되더라도 개선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샵매니저는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전문가로 성장해야 최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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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챕터에서도 고객 관리 전략을 소개하는데, 신규고객 창출 및 기존고객 관리 방법이다.
샵매니저는 단골고객을 만들어야 한다.
단골고객을 만드는 이유는...
먼저 우리 상품을 구매하고 경험하면서 만족한 고객은 재구매/교차구매/상위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규고객을 우리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비용보다, 단골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그리고 단골고객은 우리 상품에게서 경험한 장점을 주위에 (대가 없이) 홍보하는 전도사 역할도 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리뷰가 중요한 이유는 관심있는 상품의 최종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골고객은 우리 상품에 대한 생생한 리뷰를 전파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여준다.
비즈니스에서 단골고객(충성고객)을 육성하는 것은 자원이 부족한 창업초기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신규고객을 단골고객으로 육성하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단골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실무자에게 좋은 팁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직접적인 팁과 자료를 많이 담고 있다.
(매장 운영 매뉴얼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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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챕터에서는 샵매니저의 인재 육성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샵매니저는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자(사장)이다.
샵매니저의 업무가 많다보니,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보니...
판매사원(팀원)을 브랜드 본사에서 지원받거나, 직접 채용해서 같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샵매니저는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고, 육성하는 역할까지 책임져야 한다.
판매사원을 잘 키워놓으면, 샵매니저의 업무 부담도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샵매니저는 중요한 일에 집중함으로써 매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팀장의 역할은 샵매니저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모든 조직의 관리자는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내가 팀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을 듯 하다.
(내가 팀원이라면, 우리 팀장의 역량을 평가해볼 수도 있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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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나는 매뉴얼 같이 뭔가를 디테일하게 가르쳐주는 책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전문지식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서평단에 신청한 이유도, 이 책이 매뉴얼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을 보면 "샵매니저"를 위한 내용으로 보이지만...
온·오프라인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와 시나리오, 스크립트는 온라인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고객에게 뭔가를 파는 업무의 본질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업의 기본을 다루는 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어쨌든 기본을 알아야 변화도 가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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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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