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그 너머로
테일 2026/06/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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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 그 너머로
- 닐 디그래스 타이슨.린지 닉스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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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0) - 2026-06-04
: 610
" 탐험과 탐사가 불러오는 필연적인 결과는 아는 것과 아직 발견 하지 못한 것을 구분하는 미지의 경계가 점점 더 넓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인간은 우주 깊숙한 곳에 머물고 있다. 그 우주를 다채로운 내용물과 완전히 텅 비었다 말할 수 없는 공간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그 우주 밖에 있는 광활하고 경이로운 미개척지에는 여러 기이함과 함께, 인간이 모의실험 중인 우주에서 살고 있는지, 우리 우주가 무수히 많은 다중 우주 가운데 하나인지 같은 질문에 대답해 줄 지식이 있다. 수수께끼는 계속 늘어가고 이 미개척지에는 경계가 없다. 우주로 가는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279"
누군가 나를 붙잡아두고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영화나 텔레비전의 강연 등을 보면서 접하게 되는 알듯 말듯한 우주의 세계는 언제나 매혹적이었다. 끝이 없이 광활한 공간을 조금씩 개척하고 파악해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 그럼에도 앞으로 더 밝혀내야할 미지가 남아있다는 것이,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우리는 우리가 내놓은 오답을 수정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 좋았다. '무한 그 너머로'는 어려운 이론은 애초에 포기했지만, 이 매혹에 빠지기를 주저하지 않는 문과들에게 '천체물리'를 떠먹여 주기 위한 입문서임을 밝히고 있다. 마치 날 위해 준비해놓은 상차림 같아 마음에 든다. 문과여도 가능한, 문과의 속도에 맞는 지적 모험이 '무한 그 너머로'에 담겨 있다.
책은 재밌다. 읽다보면 술술 다음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과학적인 내용이 줄줄 이어지면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겠지만, 흥미를 일으키고 마음을 움직이는 소재들과 함께 풀어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보를 접하게 된다. 사소하게는 열기구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하고(모든 열기구에는 더는 올라가지 못하는 한계 고도가 있다. 44), 어린 시절부터 태양을 노랑과 빨강으로 그렸었는데 사실 흰색이다(110)는 내용에 깜짝 놀라고 만다. 고래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먼 곳에 있는 친구에게 닿을 수 있는 이유(221)를 읽다보면 음파가 공기 속보다 물속에서 이동할 때 4배 정도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과 친구들이 놀라지 않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우주와 과학이야기가 좋았으면 이과를 갔어야하지 않느냐는 의심에 대해 항변하자면, 이 문과 출신 과학좋아 성향의 사람들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낭만'에 빠져드는 것이다. 태양의 둘레에는 이제 여덟 개 행성이 남았다(111)는 문장에 20세기를 함께 했던 아홉 개 행성 시절이 막을 내렸음에 마음이 무거워지고, 라이카- 우주로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난 이름을 불러보기도 하고, 각국의 언어로 인사말을 담아 미지의 문명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려 한 황금 레코드판(96)의 어색하게 녹음된 목소리를 떠올려보기도 하는 인프피 성향은 차가운 이성만 가득할 것 같은 과학 안에 담긴 쓸쓸함에, 시공간을 이동하는 이론이 품고있는 환상에 매료되는 것이다.
그래서 '무한 그 너머로'에서 천왕성과 해왕성은 묶어서 소개되고 명왕성이 따로 한 단락을 차지해 분량 싸움이나마 이긴듯해 위로를 받기도 하고, 목성은 행성으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음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178)는 말에 시기질투를 하기도 한다. 책에서 "시간 여행을 계산할 때는 지구의 자전 효과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315" 달인 비법 같은 시간 여행 계산법이 나와서 분위기를 깰 때도 있지만, 시간선을 바꾸는데 결국 실패*하게 되는 예로 소개해준 영화 <타임머신>을 두고 작년에 보았던 영화 <첫 번째 키스>가 떠올리며 안타까웠지, 떠올리는데에 그 즐거움을 둔다. 다세계 해석 가설(364)에서 왜 에에올이 소개되지 않았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우주와 건포도 머핀(255)의 비유를 보며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마음 속에 품으며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요즘 미래를 위한 두 키워드를 꼽으라면 AI와 우주가 아닐까 싶은데, 진행중인 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AI에 대비해 창작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인간선언>으로 다루고 있었고 마침 우주에 관한 새 책 두 권이 눈에 띄여 반가운 마음으로 '무한 그 너머로'부터 읽어보았다. 어렸을 적부터 반짝이는 것들을 좋아했는데,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들도 까마귀 성향의 좋아하는 것들 목록에서 빠질 수 없었다. 지금이야 밤하늘에서 별 몇개 헤아려보기 어렵지만(246) 어린시절 살던 집 옥상에는 넓다란 평상이 있었고 모깃불을 피운 여름밤 그 위에 누워 하늘을 보면 요즘 도심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별들이 보였다. 빛나는 별을 바라보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어른이 된 나를 사로잡은 것은 우주에 대해 알게 되는 불가해한 이론들이었다. 이런 낭만과 공상의 기대를 품고 우주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독자에게 '무한 그 너머로'는 다정한 인도자가 되어주었다.
*부트스트랩 역설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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