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뇌과학
테일 2026/02/0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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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의 뇌과학
- 에이미 뱅크스.리 앤 허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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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 - 2026-01-28
: 1,260
" 많은 연구는 외로움이 사람을 가장 빨리 죽이고, 쉽게 병들게 하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경고한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이것이 과학적 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문제는 그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6"
책에서 말하는 CARE 프로그램은 " 타인을 대할 때 얼마나 평온한지Calm, 타인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수용감을 느끼는지Accepted, 타인의 마음에 얼마나 공감하는지Resonate, 이런 관계를 통해 얼마나 활력을 얻는지Energized 파악할 수 있(11)"는 체계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뇌과학을 어떤 방식으로 인간관계에 적용해 문제적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CARE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서도 문화적 차이라는 장벽없이 적용 가능한지도 의문을 갖고 지켜보았다.
이제까지 우리는 관계 안에서 스트레스가 생겨난다고 여겼다. 물론 맞다. 나와 다른 타인과의 관계는 항상 좋을 수 없고, 한정된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듯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타인은 스트레스 요인이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쏟고, 챙기고, 살피고,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조차 심력과 체력을 요하는 일이라 사회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타인을 끊어내거나 그조차 여력이 나질 않으면 자신을 살피길 멈추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뇌과학'에서는 "사회적 고립은 당신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33)"며 사회적 고립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는 그동안 반대 방향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도피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 신경을 잇는 경로는 충분히 자극을 받지 못하면 점점 약해져 신호를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감사한 재능을 잘 유지하려면 복잡한 거울 신경계를 계속 자극해야 한다. 75"
갈수록 우리가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부족한 사회가 되어간다며 한탄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저 문장에 있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과거에 비해 덜 촘촘해졌다. 과거 우리는 이웃과 허물없이 지내고 타인과 좀 더 무람없이 교류했다. 하지만 지금은 채 열 걸음 정도가 되지 않는 아파트 이웃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 대중교통에서 옆에 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 들고 있는 짐을 무릎 위에 올려 들어주겠다고 말을 거는 일 같은 것은 없다. 누군가에게 신경을 기울이고 교류하는 일을 불필요한 접근이라 여기면서 자연스럽게 전에 비해 자극을 덜 주고받게 된 것이 아닐까.
MBTI의 대유행 이후 타인과 교류하고 싶지 않은 소극적인 태도를 I 유형이기 때문이라고 핑계대며 인간관계의 폭이 좁고, 관계를 맺는 것보다 끊는 것을 더 쉽게 해온 자신을 원래 그게 더 좋고 편한 사람으로 여겨왔는데 '인간관계의 뇌과학'을 읽으며 사실은 그게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현듯 너무 오랫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 때 책은 그 또한 해결 방법이 있다고 말해준다. 약해진 자극으로 기능이 멈추었다고 해도 반복된 훈련으로 굳어진 경로에 다시 자극을 전달할 수 있음을 말한다. 우리의 뇌는 변할 수 있고, 달라진 뇌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법도 바꿀 수 있다. "환경이 변하면 뇌의 경로도 달라진다. (95)"
앞부분의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4장부터 시작된다. 스스로에 대한 진단도 4장에서 마련된 항목으로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일단 본론부터 내용을 시작해야 마음이 편한 성향이라면 4장부터 책을 읽어도 좋겠다. 전부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문답해야 하는 상황에서 진짜 자신의 현상황과 스스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제대로 구분해내고 있는가 고민하곤 했는데, 책에서 이런 문제점을 짚어주는 내용이 나와서 (지나치게 오래 생각하지 말고 본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일부 문장에 정확하게 답하려고 애쓰다 보면 관계의 참모습을 '속이게' 된다. 118)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렇게 점수가 나오는 문항들은 높은 점수를 원하는 속마음때문에 자신을 속이기 더 쉬울 것이다.
물론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개선법 중에서도 '관계 마음챙김 명상(188)'같은 것들은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관계 역설에서 나오는 내가 숨기고 있던 것들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보는 훈련(225)은 시도해보기 조차 어렵다. 누구나 비밀은 있고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영역이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조차 '내 진짜 모습을 알면 나를 거부할 거야(225)'라는 생각 때문에 숨기는 본모습이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방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을 되살펴보기도 했다. 이 솔직함이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고 삶을 가볍게 만들 것이라는 낙관은 다소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다. 책에서 [굿 윌 헌팅]이나 [죠스]같은 영화를 예를 들며 설명할 때가 있는데 이때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를 제시해보고 싶었다.
책의 첫 부분에 짧은 꼬리 원숭이 실험(20)에 대해 나오는데 그 내용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뇌는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행동에도 마치 자신의 것인양 모방하는 거울 효과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이어져 폭력적 이미지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여야 함을 강조하는 조언을 보니 크게 이해되었다. 일부 이용자들에게는 여전히 반발을 사겠지만 책에서는 "전쟁이나 범죄를 주제로 하는 게임(259)" 역시 "당신이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당하고 있기라도 한 듯 몸과 뇌가 폭력 장면을 그대로 모방한다는 사실(259)"에 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솔직하자면 코미디 장르의 영화보다는 비급 정서의 고어영화를 즐겨보곤 했는데 앞으로는 좀 달라져야겠단 생각도 하게 되었다.
뇌와 인간관계 위주로 여러 조언이 있었는데 말미에 들어서면 건강한 뇌를 위한 관리 방법도 있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이라 9장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물을 마셔라, 신체와 뇌를 함께 훈련하라(운동을 통한 신경전달물질 분비, 뇌유래신경인자 분비 증가),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라,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라(물리적 충격), 햇볕을 쬐라, 잠을 충분히 자라(성인 하루 7~8시간), 뇌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라(블루베리, 아보카도, 통곡물, 콩 등), 뇌 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하라, 마음에 드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라.' 등이 있다. 간단하고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인 것 같지만 다시 한 번 왜 이런 생활방식을 가져야 하는지 곱씹을 수 있는 설명이 함께 있어 유용했다. 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냉장고에 붙여 놓았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머리로 하지 말고 가슴으로 하라는 말이 세상을 강타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다시 '인간관계의 뇌과학'이라니, 결국 또 머리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궁금함을 품고 책을 읽었다. 생각해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도 결국 지능이다'는 주장도 맞는 말이었다. 짧은 꼬리 원숭이 실험에서처럼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것이 뇌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보통 마음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그 곳으로 생각과 느낌의 신호를 보내는 것은 머리였다. 마음이 아닌 머리의 훈련과 전환을 통해 문제를 바꿀 수 있다는 관점이 변화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왜 갈수록 타인과 단절된 삶을 살게 된다고 느끼는 것일까, 스스로가 고립의 길로 걸어가고 있으면서 왜 외롭다고 소리치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건강한 인간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조언이 될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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