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테일 2025/11/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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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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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5-11-13
: 710
[한겨레]에서 2024년 3월부터 기고한 칼럼을 엮은 책이다. 온나라가 통째로 진통을 버텨낸 역사적 시간동안 칼럼을 게재하면서 저자는 고단했겠지만, 그 시간들을 엮어낸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다시 접해보니 사람은 너무나 쉽게 잊는구나 속이 켕기는 듯하고 내려앉는 듯도 했다.
우리가 또 뽑았다. 솔직히 우리라고 하면 억울하지만, 선거는 어쩔 수 없이 결과로 우리를 낳는다. 한강과 종묘의 일이야 그런 면에 있어서는 서울 외의 국민들을 결백하게 만들어주지만, 어쨌든 또 뽑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함께 감내해야 했다. 우리만 이런 어려움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엔 안/못 뽑는 애들도 있고, 뽑는 척만 하는 애들도 있고, 뽑는게 뭔지 모르는 애들도 있고, 지들이 뽑아놓고 남탓하는 애들도 있다(47). 온 세계가 그렇다. 우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나라들에 특히 예민해서 더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고.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는 수습을 했고, 해나가고 있다는 것과 다행 중 불행으로는 임기가 5년 뿐이라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 제발.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우니 아침 저녁 뉴스마다 위기가 없을리는 없었지만 일을 잘 하길래 야구도 보고, 책도 읽고, 낙엽도 거닐며 일상을 살았는데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관심이 생겨서 책을 펼쳤더니 시작부터 지난 겨울의 PTSD*가 몰려왔다. 날이 완전히 따뜻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긴 겨울이 끝났구나 싶었던 날들. 파도 파도 괴담같은 전말만 드러나는 어느 저녁의 충격과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여파가 다시 생생이 떠올랐다. 게다가 반성과 청산없던 여당의 태도, 후보자 TV토론에서 생방송을 타고 여과없이 전해진 부적절한 발언을 내뱉는 후보까지. 이런 사람들이 대선 후보로 있는 것도, 지지기반이 있다는 것도 어지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 참담함을 책은 고스란히 되살려준다. 그저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궁금했을 뿐이데.
저자는 3부에서 다루는 정치 팬덤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 정치 팬덤이 차이와 이견을 혐오하고 배제하면서 정당과 의회 등 정치를 짓누르는 현상, 또는 정치인이 팬덤을 만들고 이를 권력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 양식이 팬덤 정치다(206)" 고 말하면서 특히 이 '팬덤'이 내 편이 아닌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 혐오와 배제를 하는 증오와 미움의 배설 현상을 보임을 거듭 강조한다. 이를 요즘식 표현과 적극적 참여로 관심을 표출하는 새로운 정치 지지층의 등장으로 '팬덤'이라 이름붙일 뿐 기존의 고관여 지지자들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데 반해, 2030 남성의 극우화(74)에 대해서는 다소 나이브한 해석을 한 점은 아쉬웠다. 10대까지 범위를 넓혀도 무방할 것 같은 심각한 현상에 대해서 좀 더 민감하게 해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대응이나 최근 중일 관계의 악화 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다음을 궁금해하며 책을 덮었다. 위기에서 가까스로 수습하며 버텨내는 민족성을 실감한 탓인지 전보다 뉴스를 보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이런 정치 교양 책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난 정권과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조언이 균형잡힌 내용이라 초보의 어리숙한 시선으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괜찮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충격적인 경험/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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