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테일님의 서재
  • 바다에 미래가 있다
  • 이고은 외
  • 13,500원 (10%750)
  • 2025-10-24
  • : 650

 " 해양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흥미와 도전을 안겨 주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생각해요. 바다와 기후, 자연을 연구하는 일은 언젠가 우리가 마주할 큰 문제들 앞에서 꼭 필요한 기초가 될 겁니다. 220" 

친절한 어조의 자세한 설명을 눈으로 따르다보면 순식간에 바다 속으로 깊이 빠져들듯이 매료된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이지만 바다에 대해 어떤 것을 알고 있느냐고 한다면 짜고 거센 파도와 발이 빠지는 모래 같이 일부에 지나지 않는 바다에 대한 이미지 정도 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요즘은 바닷물 온도가 달라지면서 포획되는 어종도 달라지고(106) 해초류의 양식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던가, 해파리를 발견해서 국립수산과학원에 신고하면 무드등을 준다고 했던가, 어디까지나 바다를 이용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시선 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대상이자 지키고 싶은 대상(7)으로 바다를 깊이 탐구하는 시선을 공유해보니 새로운 재미가 느껴져 신선할 뿐 아니라 바다와 사람까지도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깊은 바다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이 다 파헤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반대의 공간인 우주와 비슷하게 놓여진다. 그간 여러 영화에서 고립, 낯선 생명체, 기후위기(190) 같은 공포 요소로 심해를 사용해왔는데, 이런 심해에 대한 두려움을 묻는 질문에 "수심이 2m든 6,000m든, 어차피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건 마찬가지(33)"라고 답하는 부분에서 웃음과 함께 깨달음이 솟았다. 이런 마음가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내려갈 용기가 생기는거구나. 더불어 공포로 연상된 심해와 우주의 연결고리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으로도 함께 이어져 '행성해양학' 분야로 연구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든 물고기가 생선이 되는 것은 아닌 이유를 쉽게 설명해준 '생선인가, 물고기인가? (74)'의 내용이 반가웠는데, 알 것 같기는 한데 설명하자니 난감했던 궁금증을 내심 품고있던 주제라 머리부터 꼬리까지 꼭꼭 씹어먹듯 읽어나갔다. 물고기를 두고 생선구이 순위표를 그려넣고 입맛만 다시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적 진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새로운 시선을 남겨주었다. 어른이 보기에도 멋진데 만약 아이들이 '바다에 미래가 있다'를 읽게 된다면 누군가는 자신의 미래도 바다에 심어두고 싶어져 해양과학과 관련된 꿈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어졌다.  

" 사람들은 과학자라고 하면 늘 멋진 걸 발견하거나 발명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실은 '실패'의 연속이에요. 예를 들어 바다 생물에서 새로운 물질을 찾기 위해 수개월 동안 분석했는데, 이미 누군가가 발표한 물질이면? 그 시간은 그냥 '꽝'이에요. 실험실에서 몇 달 동안 분자 하나를 합성하다 마지막에 구조가 안 맞으면? 역시 '꽝'이죠. 
그래서 과학자에게 실패는 일상입니다. 처음엔 속상하고 자존감도 흔들리지만, 점점 '실패는 과학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게 돼요. 182" 

물론 책을 읽으며 솟아난 희망을 다시 잠재워줄만한 내용도 나온다. 바다를 연구하는 일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대로 보는 것만큼 모험과 도전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다는 것, 심각한 기후위기가 바닷속에서도 유의미하게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준다. 특히 바다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를 전하는 내용들은 단순 식탁의 위기로 체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처음 책을 읽으며 이런 세상이 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이상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눈을 떴다면, 책을 덮을 땐 그렇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할까로 방향이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살펴보니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창비청소년문고의 45번째 출간도서였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친절하고 매력적이라 창비청소년문고에서 그간 펼쳐낸 다양한 교양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다른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들뿐을 위한 내용 뿐 아니라 노동인권, 경제기초, 화장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오랫동안 출간되어 온 시리즈였다. 특히 '똑같은 빨강은 없다(창비 청소년문고 32)' 같이 미술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은 화장품 색조계의 기조 '하늘 아래 같은 색은 없다'는 문구와 닮아 흥미로우면서, 어른이 보기에도 유익하다는 평이 함께 해 같이 추천할만 하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까지 넓게는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 놓인 고등학생까지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른의 마음에도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니 청소년들에겐 더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