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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Kim의 책과 생각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제가 편애하는 작가 중 한명이 황정은 작가입니다.

이 책은 순전히 작기때문에 읽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년전 처음 읽었던 작가의 <백의 그림자> (2010, 민음사)의 영향이라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백의 그림자>가 절판 후 다시 출간되어서 반가웠습니다.

김훈작가님처럼 건조하지는 않지만 매우 간결하고 군더더기없는 작가의 문체가 작가의 시그너처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가중 제가 편애하는 두분이 김훈작가님과 황정은 작가님입니다.

각각의 단편을 작중 주인공의 시점에 따라 때로는 독립적으로 때로는 연결되게 동일 사건을 바라보는 소설의 내러티브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성작가이신만큼 한국현대사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 3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는 서술방식이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한국인들만 인식을 못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 한국의 격변은 서구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몇백년에 걸친 과정이 압축적으로 지나온 것입니다.

한국전쟁이후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이 경제개발을 통해 산업을 일으켰고, 민주화과정을 통해 독재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이행했습니다. 그리고 급속한 디지털화를 이루었죠. 이런 급박한 변화가 가족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하고 가족구성원들의 각각의 경험은 마치 다른나라를 경험한 듯 구별이 확연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조부모세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고, 부모세대는 한국전쟁이후 극한의 가난과 대립을 경험했으며, 이후 독재치하의 압축성장과정에서 자신을 희생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자식세대는 해외를 자유롭게 다니며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사는 패턴을 보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아날로그의 마지막세대이자 첫 디지털 세대로서 자식에게 컴퓨터가 없는 삶,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이야기하기가 난감합니다. 거기에 이젠 AI까지 추가되어서 어려움이 증폭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살아온 ‘가까운 과거(1970-1990년대)’에 대해 열심히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다른 세상인 과거를 기억하는 건 현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돌아보는 객관화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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