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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Kim의 책과 생각
  • 계엄
  • 요모타 이누히코
  • 18,900원 (10%1,050)
  • 2024-10-14
  • : 2,320
마치 회고록처럼 쓰여진 이책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소설보다는 더 논픽션처럼 느껴집니다.

일본에서 프랑스문학과 영화를 공부한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취업하게 됩니다.

당시 일본 젊은이들처럼 한국에 대해 아는 것 없이 그저 한국은 일본의 예 식민지였고 일본보다 못사는 후진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결에 한국에 가게된 주인공은 속성으로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으로 갑니다.

현국대( 건국대로 보입니다) 에 취업한 주인공은 당시 아파트가 지어지던 한강건너 잠실의 장미아파트에서 하숙을 살면서 학교로 통근울 합니다.

시대배경이 1979년이고 당시 60-70대는 젊은시절 일재강점기에 일본인으로 살며 일본어로 교육을 받은 세대였습니다. 주인공의 하숙집 주인도 그래서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일본책을 즐겨읽을 정도였습니다.

배운 지식인충은 거의 대부분 일본어를 할줄 알았고, 당시만 해도 일본은 따라잡을 수 없는 선진국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하숙집 주인 뿐만 아니라 군사독재를 하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고위인사들 모두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던 시기였습니다.

주인공이 묘사하는 개발초기 강남( 잠실) 의
모습과 국제우편과 편지를 검열하는 독재정부의 일상적 모습과 열악한 교통상황이 새삼 그 당시를 상기시킵니다.

제 기억속 1970년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기억되는데 종로나 명동으로 나가려면 늘 만원버스에 시달린 기억이 나고, 반포에 고속버스 터미널이 생기기 전까지 시내의 알수없는 곳에 정차되어 있던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멀리 떠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상식인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였고, 어린아들은 부모 무릅위에 앉아가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사실 당시는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살해된 그 날 돌아가신 제 할머니께서 우시던 기억만이 또렷합니다. 마치 세상이 끝나는 듯한 느낌도 좀 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이 책에서 묘사하는 야간통금과 학교에서의 지루한 아침조회 그리고 학교가다 말고 멈춰서서 국가에 맹세를 하고 학교에서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야 했던 것 역시 기억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 접했던 이 모든 것들아 사실상 일제강점기 특히 총력전을 위해 온 사회가 전쟁에 동원된 1930년대에서 비롯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라디오 음악에 맞춰 국민체조를 하는 것도, 국기게양 시간에 일제히 가던 걸음을 멈추고 길가에 서 있는 것도, 그리고 국가가 언론을 검열하고 우편물을 검열하는 모든 것들의 뿌리가 일제군국주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또한 박정희 군사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경제개발계획의 경우도 그 뿌리가 일재가 새운 만주국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박정희가 만주군 장군출신인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경제발전계획을 집행한 초기 관료들 중에 상당수가 일본의 제국대학을 졸업하고 총독부나 만주국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일본에 우호적인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사람들아 생존해 있었고 , 일본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주인공은 한국어를 배우러 왔는데도 주변 사람들이 일본어로 말을 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의 계엄에 대한 서술은 계엄이 실제로 일어나면 군인들이 사회를 어떻게 통제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두환 신군부는 언론사를 장악하고 국민들의 선거권을 박탈했고 국회의 야당인사들을 탄압해 자택에 감금시키길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생소한 통금시간이 존재해 자정이 넘으면 일반인의 외출이 허락되지도 않았습니다. 이책에는 10.26사태 이후 통금시간이 저녁 10시로 앞당겨지고, 거리에 장갑차가 들어왔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게된 직접적 이유는 물론 2024념 12월 3일 일어난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때문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다 갑자기 밤 10시에 대통령이 담화를 한다기에 보니 계엄선포였습니다. 급히 TV를 틀고 무슨일이 벌어지나 지켜봤습니다. 국민들이 잠들 시각에 계엄령을 기습적으로 발표하다니…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하고 헬기가 국회에 착륙하는 광경을 보았고, 대통령은 오만하게 앉아서 계엄포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국회를 해산하고 언론을 통제한다는 말을 무표정하게 발표하는 장면은 독재자의 본색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파업중이던 의사들을 ‘처단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소름이 끼쳤습니다.

지금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지만 그의 내란수괴혐의애 대한 형사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의 사법부는 12.12내란을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에 대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몰상식한 판단을 한 역사가 있습니다.

전두환이라는 내란수괴가 ‘자연사’하게 내버려둔 겁니다. 12.3 쿠데타의 형사재판과 사법부의 판결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이 진정한 법치주의 공화정 국가를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가 달린 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부가 과거의 치욕을 딛고 세계 12위 경제규모에 걸맞는 선진적 판결을 할지 아니면 미얀마와 같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을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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