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Dennis Kim의 책과 생각
  • Britain Alone : The Path from ...
  • Philip Stephens
  • 21,500원 (18%1,080)
  • 2022-01-20
2021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제가 아는한 아직 한국에 소개된 적도 번역된 적도 없는 책입니다. 페이퍼백이 2022년 출간되었으니 좀 오래된 책이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가자 전쟁, 트럼프 2기 출범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소위 특수한 관계( Special Relationship)으로 알려진 영미관계의 부침과정과 영국과 EU와의 관계를 추적하는데는 도움을 줍니다.

저자 필립 스테판스 ( Philip Stephens)는 영국의 보수 신문이 Financial Times(FT)의 정치면을 책임지는 기자입니다 (Chief Political Commentator). 총 12장과 저자후기( afterword)까지 본문 426쪽에 이릅니다.

저자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영국 주류 보수입장에서 영국의 국력과 영국정치, 그리고 영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과의 관계를 추적합니다.

내용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느끼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구절들의 의미는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고,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영국 파워엘리트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제국’입니다. 영국의 주류엘리트들은 영국이 과거에 세계를 지배하던 제국이었다는 사실에 집착하고 이에 따라 현재 영국의 위상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의 처칠수상이 미국의 루즈벨트, 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Big Three로서 전후질서확립에 기여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처칠은 철저한 제국주의자였고, 영국의 지배엘리트 계급은 아직도 제국으로서의 영국을 잊지 못하고, 영국이 세계질서확립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향수(Nostalgia)’입니다. 즉 영국의 지배엘리트들은 과거의 화려했던 제국으로서의 영국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고, 니 때문에 국제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보수(Tory)당의 의원들의 경우 과거에 대한 향수가 심하고 이는 영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우를 범합니다. 최근 영국정치를 뒤흔든 영국의 EU탈퇴( BREXIT)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세번째는 ’영국 예외주의( British Exceptionalism)’입니다. 한마디로 영국이 제일 잘나고 우위에 있는 문명국이라는 입장입니다. 영국인 특히 영국지배엘리트 계급의
오만(Arrogance)으로 보아도 무방한 표현입니다.

유사한 미국산으로 고립주의(isolationism)가 있습니다. 자원이 풍부한 미국은 다른나라와 교류 필요없이 혼자서도 잘 살수 있다는 입장으로 미국은 사실 20세기 들어와서도 이 입장을 고수한 적이 많았습니다. 미국이 두 세계대전에 참전을 꺼려했던 배경도 바로 이 고립주의입니다.

문제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영국 예외주의에 따라 영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현실적으로 세계를 선도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유럽과의 관계가 단절된 영국은 미국에 더 밀착할 것이고,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 영국을 미국이 달가와 할 일이 없기 때문이죠.

미국관련해서 미국과의 ‘특수관계(Special Relationship)’도 주목할 용어입니다. 영국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이후 미국과의 ’특수관계‘를 지렛대로 유럽에서 발언권의 우위를 점해왔고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특수한 관계의 이면에는 미국이 유럽의 방위를 책임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있고 미국은 유럽에 핵우산 뿐만 아니라 방공망과 각종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45년 이후 종전체제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영국은 이후 국방예산을 지속적으로 삭감해 영국의 상징이던 해군의 군함의 수도 줄이고, 전투기의 숫자도 줄어들고 병력역시 줄어든 중간정도의 국가가 되버렸습니다.

미군의 지원이 없이는 단독해외파병이 불가능한 국가가 된겁니다.

유럽의 자체방위능력 문제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나토에서 빠지겠다고 하고 유럽방위는 유럽국가가 책임지라고 하면서 발등의 불이 된 상황입니다.

러시아 푸틴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이미 위협을 느끼던 유럽국가들은 미국이 러시아 편을 들고 유럽에 대해 자체방위를 요구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존재론적 위험( existential risk)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거칠게나마 책에서 저자가 여러번 언급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영국의 문제는 영국의 지배엘리트들이 ‘대영제국’의 향수에 이끌려 현재 영국의 처지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특수관계’라는 미명하에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자체국방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 된 겁니다.

전후 영연방국가들이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영국을 이전처럼 따를 것이라는 착각도 영국의 국력축소에 한몫했을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영국파워엘리트들의 무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BREXIT 당시의 수상이던 테레사 메이나 그녀의 뒤를 이는 보리스 존슨에 대해 저자는 영국의 공무원들이 수차례 조언을 해도 듣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고 스스로의 세계에서 환상속에 사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합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무능’의 일면이라고 봅니다.
에를 든 두 사람 모두 옥스포드를 나온 사람들이지만 무능한겁니다.

비행기로 14시간을 날아가야 닿는 먼 나라이고, 솔직히 한국에서 영국에 관심을 갖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영미권의 중요한 두축을 이루는 나라이고 의회민주주의의 발상지라는 의미를 가진 나라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동맹국이라면, 영국은 미국과의 특수관계를 유지한 유럽의 중견국가로서의 위상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