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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Black Swan : The Impact of...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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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28
- : 318
‘검은 백조’라는 한국어 표현보다 외래어인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로 친숙한 이 표현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이 유명한 책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즉, 블랙스완현상이란 도저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마치 백조가 흰색깃털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검은색 깃털을 가진 백조가 태어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는 것처럼 아주 적은 빈도로 나타나지만 그경우를 배제할 수 없을 때를 말합니다.
2007년 처음 출간되고 2008년 페이퍼백이 발간된 이 책의 발행시기는 공교롭게도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종말을 선고한 2008년 금융위기와 시기가 겹칩니다. 하지만 책 집필이 그 전에 이루어져 당시 위기 내용은 다루지 않았지만, 저자는 통계전문가 입장에서, 그리고 전직 월가 트레이더로서 주류였던 수리경제학 위주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자를 단순히 통계전문가라고만 말하기가 어려운게 책 내용의 상당부분이 인식론(epistemology)에 관한 쪽으로 할애되어 있고, 플라톤적 세계관이 지닌 현실세계와의 괴리에 대한 관점에서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의 유용성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플라톤의 이상주의에 따르면 현실에 있지 않은 별도의 이상세계를 정하고 그것에 다다르려 한다는 것인데,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도 현실과 동떨어진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수리경제적 모델을 만들어 현실을 설명하려 하지만 어차피 모델자체가 현실을 반영하는 데이터와 별개이기 때문에 현실을 설명하지도 제대로된 정책대안도 낼 수 없는 경제학자들만의 논의가 될 뿐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통계전문가로서 일반적인 통계교과서에서 일반화되어 있눈 표준정규분포곡선(Bell Curve)가 평균만을 정상으로 고려하고, 평균에서 멀리떨어진 경우의 발생가능성 자체를 너무 낮게 잡아 현실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따라서 천재지변이나 경제위기같은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그 영향이 큰 경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비판합니다.
미국의 대학에서 통계를 가르치는 저자는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통계교과서, 표준정규분포곡선을 아예 잊어버리거나 배우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합니다.
통계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지만 저자의 주장에 공감되는 한가지는 현실의 데이터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론이나 모델은 필요없다는 관점입니다.
책에는 저자의 주장으로 자신의 이론에 구멍이 생긴 경제학자들이 항의하는 장면까지 가감없이 나옵니다.
그리고 현실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반영해 자신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은 체 별 근거없이 화려한 언변만을 늘어놓는 경우를 많이 접해 보아서 더 공감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이론적인 경우만을 가지고 프레션테이션하고 정작 실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이경우 발표자가 직접 실행하는 경우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주목만 받고 본인 이익만 챙기고 사라지죠. 물론 책임도 지지 않고요.
쉽게 이 책의 주장을 말한다면, 현실에서는 일어는 빈도가 아주 적어도 일어나는 블랙스완의 경우를 반영하는 새로운 통계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현 표준정규분포는 불평등이 심화된 80/20의 경우도 반영하지 못하고, 블랙스완의 경우는 평균에서 멀리떨어진 ‘특별한’경우이고 거의 일어나지 않으니 무시해도 된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만을 반영해 현실적으로 무용하고 따라서 대학에서 이런 쓸데없는 주제를 강의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끝으로, 경제위기를 블랙스완현상으로 보는게 맞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경제사를 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서구와 미국에 한정한다면, 경제위기는 늘 있어왔습니다. 멀게는 네덜란드 튤립가격 폭락부터, 월가의 대공황 그리고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까지. 그리고 2022년 가상화폐 폭락까지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흔히 경제공황론 내지 boom& bust cycle 로 알려진 경제위기론은 자본주의가 가진 특징으로 개인적으로 이해합니다. 시차를 두고 계속 발생하는 경제위기를 두고 블랙스완현상이라고 보는 건 왠지 잘 맞지 않아 보입니다.
이 책은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와 관련된 부분만 뽑은 것이고요, 그외 철학 특히 인식론과 분석철학에 대한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길 원했지난 월가의 트레이더가 된 경우여서 그런지철학과 경제이론도 모두 현실을 철저히 반영해서 성립되어야 하며 이론을 위한 일론은 무용하다는 철저한 현실주의적 관점을 유지합니다. 이책외에도 저자의 다른 책들이 영어권에서왜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특기할 점은 저자가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프랑스를 거쳐 미국에 온 개인사를 보여줍니다. 레바논이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 저자의 개인사를 보면 프랑스의 영향이 강하게 보입니다.
유명한 책이라 한국어 번역본이 나와있지만 영어판을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건 영국판으로 2008년 출간된 책입니다.
끝으로 책은 본문 300쪽 정도로 딱 적당한 정도이고 총 19장의 본문과 짧은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흥미롭지만 영어원서를 처음 읽는 분에게는 권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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