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이 책은 비전공자로서 일본어를 꾸준히 즐기며 접한 결과, 일본어와 관련된 다양한 일에 종사하게 된 유튜브 크리에이터 센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처럼 일본 애니메이션 덕질을 시작으로 소위 성덕이 된 성장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일본어를 학습이 아닌 놀이처럼 꾸준히 즐길 수 있었던 저자의 비결을 통해 일본어 학습자라면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꿀팁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 제2외국어로 처음 일본어를 접했지만 처음엔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 입학 직전 여유 시간에 만난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인생작 등극 후 잠깐의 일본 여행을 거쳐 코로나로 인한 강제 집콕 생활은 그녀가 본격적으로 일본어의 세계에 첨벙 뛰어들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수많은 과몰입 덕후들을 양산한 유명 애니메이션들을 찾아보다 보니 관심 있는 성우의 라디오도 찾아듣게 된다. JPOP, 일드까지 일본 문화를 즐기는 여느 덕후들처럼 자연스러운 수순을 밟아간다.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은 덕질은 덕후의 귀를 뻥 뚫어주는 결과로 보답하고, 외계어 같던 외국어가 모국어처럼 차츰 편해지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재미도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이 된다.
언어를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어는 '덕질'하듯이 해야 돼요. p.128
저자는 이때가 돼서야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와 같은 문자를 배우기 시작한다. 혼잣말과 상황극, 전화 앱을 통해 회화 연습을 하며 자발적 방구석 유학 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유튜브를 개설해 일본어 학습과 관련된 영상을 업로드한다. 그 후 언론사 인턴, 아사히 TV와 협업, JLPT N1 취득, 퇴사 후 워킹홀리데이와 일본 정착 및 한국어 강사, 작가, 강연기획자 등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참고로 '여행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덕질로 성덕을 이룬 전형적인 바람직한 케이스다. 스스로 좋아하는 게 무언인지 알고 즐기며 지치지 않게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능동적인 학습자라, 아니 능동적인 덕후라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 준비가 돼야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있으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부딪쳐 보는 패기도 중요한 것 같다. 전공자의 정석 루트가 아니라도 열정과 꾸준함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모습이 참 아름답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공자님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역시 언어는 덕질이 밑바탕 돼야 빨리 늘고, 포기를 방지할 수 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일본어를 좋아하는 덕후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재밌게 읽었다. 일본어를 즐길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많아 일본어 학습자라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