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소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사건들이 올올이 엮이어 연속된 장면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1권은 리진의 신상과 길린의 마음 졸임이 주재료였다면, 2권에서는 우리에게 낯익은 역사 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낯선 프랑스에서 '소인'에서 '나'를 발견한 리진과 김옥균의 암살범으로 유명한 홍종우의 모습은 당시 조선의 선택을 엿보는 듯 했다. 리진 주변의 여러 인물들의 모습도 리진의 삶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어찌 보면 리진보다 굴곡졌을 서씨의 삶이 더 와닿기도 했다.